올 상반기 국내 석도강판 3사는 내수에 물량을 올인하고 수출은 최소한 유지하는 판매 전략을 고수했다. 6월에 들어서 어쩔수 없이 밀렸던 물량을 수출로 돌렸으나, 7월 가격인상을 앞두고 국내 제관업계의 가수요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심각한 공급 부족 위기가 닥칠 전망이다.
중동 수출 호재, 톤당 1,600달러 오퍼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UAE, 이란 등 중동지역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77.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업 석도강판 생산업체가 생산량을 줄인 것이 주 원인. 중동지역은 올해 들어 오일머니 유입으로 캔 수요가 동반 급증하고 있다. 국내 석도강판 업체들은 인위적으로 동남아 수출량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남아 0.23mm 수출 가격은 FOB 기준으로 톤당 1,500달러이나 중동은 1,600달러 이상도 가능한 상황이다.
7월 수급 조절 관건...제관업계 재고 바닥
수출 가격 호재가 지속된 상반기에 신규 주문을 다 공급할 물량이 석도강판 업체마다 부족했던 것이 사실, 내수를 줄여서 수출로 돌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7월 석도강판 업체 수출팀은 신규 시장은 고사하고 밀린 주문량을 채우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여 반 개점휴업 상태에 돌입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제관업계 재고 상황은 최악이다. 대부분 업체는 6월에 물량을 받아보려 했지만 절반도 받지 못했다. 7월 가격인상 이후에는 캔 제조 원가 부담이 극에 달할 예정이다. 포스코가 석도강판 소재인 석도원판 가격을 톤당 16만5,000원 인상, 100만원 시대를 맞았다. 기록하게 됐다. 이에 따라 동부제철, 동양석판 등 국내 석도강판 업체의 가격인상이 7월 1일 및 중순 출하분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이번 석도강판 가격인상은 동부제철 톤당 18만원, 동양석판 및 신화실업은 운송비 5,000원 인상분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에 제관업계는 지난 2월부터 7월 인상까지 총 3차례 가격인상으로 총 40만원 이상의 원가 상승이 있었으며, 식관업체 중 일부는 아직 2월 인상분도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패커는 가격인상분 적용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패커 횡포에 대응해 남품 불가 운동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석도강판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제관업계도 철강 소재 가격인상 및 수급 상황을 분석. 예측해 재고 조절을 해야 한다"며 "적어도 최근 잇따른 가격인상 시기에는 최소 2달은 앞서 선구매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계 철강업계, 석도원판 매력 없다
이러한 국내 석도강판 공급 부족 현상은 세계적으로 소재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포스코 석도원판 가격은 아직 세계 가격 대비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나, 내수 공급량을 더 이상 늘리지는 않고 있다. 동부제철과 동양석판은 석도원판 소재를 더 공급받고 싶어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반면, 일본을 비롯한 세계 주요 철강업계는 석도원판 보다는 냉연강판 판매가 수익성이 좋기 때문에 생산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의 대표적인 로컬 석도강판 업체인 Siam Tinplate Co Ltd (STP)와 Thai Tinplate Mfg Co Ltd(TTP) 등은 일본 철강업체로부터 석도원판 가격인상에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으며, 석도강판 생산 감소의 원인이 되고 있다.
서의규기자/ugseo@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