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評>위기의 조선 산업&철강

<評>위기의 조선 산업&철강

  • 철강
  • 승인 2015.01.1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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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황병성 bshwang63@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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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산업 세계 1위 위협

  우리 조선 산업이 현대적인 산업의 규모를 갖추기까지는 역사가 짧다. 나룻배 하나 건조하기가 쉽지 않았던 척박한 환경에서 조선 산업이 이룬 성과는 컸다. 5백원 지폐 속의 거북선 그림을 담보로 차관을 받아 현대적인 조선소를 건설한 후 우리 조선 산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드디어 1993년 선박 수주량이 사상 처음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르며 조선 대국으로 등극했다.

  당시 우리가 일본과의 경쟁에서 앞설 수 있었던 유일한 산업이 조선 산업이었다. 더구나 일본의 치열한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이룬 성과이기 때문에 의미가 더욱 깊었다. 그 후 양만을 추구하던 수주에서 벗어나 짧은 기간 동안 기술 수준도 높아져 고부가 선박수주에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이는 1997년 IMF 지원하의 외환위기를 맞이했던 어려운 경제 상황을 극복하는 데 큰 역할로 이어졌다.

  일본을 따라잡으며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던 조선 산업이 최근 1위 자리가 위태롭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리가 과거 그랬던 것처럼 물량 위주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는 중국 때문이다. 일본이 우리를 얕보았던 것처럼 우리도 중국을 너무 쉽게 생각한 것이 이 같은 화근을 키웠다. 설마 했는데 이미 그들은 우리의 턱밑까지 쫓아와 시장을 내놓으라고 위협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는 “2013년 기준 한국 조선업은 여전히 수출시장 점유율(25.8%) 1위이지만 2013년 수주량에서는 중국에 추월당했다”며 “선박 수주에서 인도까지 약 3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수출시장 점유율도 중국에 뒤처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문제는 한국의 수출시장 점유율이 정체되고 있을 동안 중국은 두 자릿수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선 수출시장을 중국에 내주면 철강업계에도 큰 타격이다. 주 수요산업 중 하나인 국내 조선 산업을 믿고 그동안 철강업계는 설비 투자를 적극적으로 펼쳐왔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품목이 후판이다. 이미 공급 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 품목이 최대 수요처였던 조선 산업마저 위태로워진다면 극단적인 선택을 불러올 것이 뻔하다. 더구나 중국산 저가 제품마저 쏟아지는 이 상황에서 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조선 3사 노조가 임금문제로 파업에 들어갈 것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만약 파업에 돌입하면 선박 건조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것은 여기에 생명줄을 대고 있는 관련 산업의 목을 옥죄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바람이 있다면 모든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어 옛날 일본을 이긴 자존심을 그대로 지켜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조선 산업은 철강과 함께 가야할 동반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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