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적 구조조정=중소 철강업체 아웃?

자율적 구조조정=중소 철강업체 아웃?

  • 철강
  • 승인 2016.05.3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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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문수호 shmo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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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조선 및 해운업계의 구조조정을 1순위에 올려놓으며 철강업계의 구조조정은 자율에 맡기겠다는 계획을 천명했다.

  표면적으로는 철강업계의 상황이 호전되면서 외부개입이 필요 없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지만 철강 업계 내에서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자율적 구조조정이라 함은 정부에서 인위적으로 메스를 꺼낼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더 이상 금융권의 자금 투입이 없다는 얘기와 일맥상통한다.

  업계 내에서는 A업체가 소재를 수입할 돈이 없어 유산스 L/C를 개설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자율적 구조조정은 결국 자신들이 돈을 벌어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부실화 된 철강업체들이 더욱 자금난에 시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대형 업체보다 중소 업체들의 경우 문제가 더욱 심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1~2년 전부터 금융권에서는 철강업계를 시황이 부진한 산업으로 분류하는 바람에 자금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매출이 줄거나 영업이익이 줄거나 어느 쪽이든 문제가 생기면 바로 돈을 상환시켜버린다는 말이 나올 만큼 금융권에서 철강업계를 보는 시각이 부정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율적 구조조정은 자금을 더욱 경색시킬 가능성이 높다. 재정이 탄탄하지 못한 중소 업체들의 경우 시황이 고꾸라질 경우 경영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중국도 정부에 의해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렇다 할 가시적인 성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대대적인 구조조정 소식에 상반기 철강 제품가격이 치솟았지만 별다른 변화가 없으면 결국 지난해와 같은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은 시간문제다.

  국내 철강업계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견됐지만 현재로선 눈에 띄게 진행된 부분이 없다. 자율에 맡기는 것이 모양새는 좋지만 훗날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철강업체들이 자생력을 길러 어떻게든 살아남길 바라는 마음은 간절하지만 건설 산업의 장기 침체와 조선 산업 등 대표적인 수요산업들의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지 않는다면 더 큰 화를 불어오게 될 지도 모른다.

  특히 중소 업체들의 자금경색 문제는 부도라는 2중, 3중 연쇄적인 파멸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신중히 다뤄져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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