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래동, 매서운 칼바람 속 生業 위해 ‘구슬땀’

문래동, 매서운 칼바람 속 生業 위해 ‘구슬땀’

  • 철강
  • 승인 2017.01.1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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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황병성 bshwang63@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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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구 문래동 철강 유통·가공단지를 가다 (2)

  1월 11일 영하 8도의 매서운 칼바람이 영등포구 문래동 유통단지에 휘몰아쳤다. 사람들이 부산하게 움직이던 거리엔 인적마저 끊겨버렸다. 가끔 물건을 싣고 오가는 화물차가 없었다면 영락없이 폐허의 거리로 오해를 살만했다. 하지만 업체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뚝딱뚝딱 무엇인가 만드는 소리가 요란하다. 영하의 강추위도 생업을 놓게 할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문래동 유통단지에는 유난히 스테인리스 유통 및 가공업체가 많다. 최근 스테인리스 가격이 톤당 300만원까지 올랐다. 포스코를 비롯해 전 세계 STS 업체들이 가격을 올리면서 2014년 이후 30개월 만에 300만원을 호가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 상승한 가격을 보며 유통 및 가공업체도 덩달아 웃을 수 있을까? 아쉽게도 바닥 시장은 그렇지 않았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가격은 올라도 이윤은 그대로이다”면서 “오히려 가격이 오르기 전인 지난해 11월 이전이 나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수요는 늘지 않았는데 가격만 오르니 유통·가공업체도 당황스러워하고 있었다. 수요가들의 불만만 키웠다는 얘기다. “그러지 않아도 비싼 축에 속하는 STS인데 수요가들이 다른 대체재로 전환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오른 가격 때문에 수요가들과 실랑이를 할 때가 많다고 한다. 21세기스텐레스 김윤아 과장은 “경기가 좋지 않아 사업을 축소하고 있는데 가격이 오르니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면서 “오르기 전의 가격을 요구하는 수요가들이 많아 차라리 재고를 가지고 있으면 대응해 주겠지만 그렇지 못하니 난감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가격이 오르기 전 가수요도 옛날 같지가 않다고 했다. 영일스텐레스 김성환 사장은 “예전에 수요업체들은 가격이 오른다고 하면 미리 구매해 재고로 쌓아두는 편이었지만 요즘은 그런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면서 “수요가들이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까 재고로 가져가기를 꺼린다”라고 말했다.

 

  스테인리스 유통 및 가공업체 아하에스티는 가공 일감을 소화하느라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일감이 많은 모양이라고 질문하자 조창민 사장은 “문래동에서 철강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 중 지금 웃을 수 있는 곳이 몇 군데나 되느냐”며 “직원들 봉급주기도 빠듯해 기존 거래처를 대상으로 이리저리 뛰어보지만, 일감이 예전 같지 않다”고 말했다.

 

 

  수요가 확대되지 않는 가운데 원료가격 상승에 의한 인위적인 가격 인상은 결국 제조업체들의 배만 불렸지 바닥 시장 유통·가공업체는 부담만 가중되는 듯했다. 한때 적자를 기록했던 제조업체들의 영업이익이 가격 상승으로 흑자로 돌아섰다는 얘기가 들린다. 내리막길만 걷던 제조업체에는 오랜만의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의 웃음 뒤에는 단 한 톤의 제품이라도 팔기 위해 아우성치는 영세한 유통·가공업체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달라는 어느 대표의 말이 아직 귓가에 쟁쟁하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는 것이 이치이다. 문래동 철강 유통·가공단지 또한 음지를 탈출해 양지로 나오기 위한 업체들의 노력이 멈추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큰 위안으로 다가왔다.

1 문래벤딩 각종 제작 가공, 벤딩
2 ㈜21세기스텐레스 스테인리스 유통
3 ㈜아하에스티 스테인리스 유통 및 가공
4 연승철강 강관 유톨
5 충남자원 철스크랩
6 신영스텐레스 STS강관,판 판매
7 ㈜삼풍특수금속 스테인리스 유통
8 서울철강 철판 절단 절곡
9 삼미금속 철스크랩
10 윤성에스티 스테인리스 유통
11 영일스텐레스㈜ STS원자재 판매
12 예림금속㈜ 스테인리스 파이프 유통
13 성화에스티 STS유통
14 신광스텐레스 STS 판매
15 선광스텐레스 STS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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