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적 확증편향 비관론을 경계하며

무조건적 확증편향 비관론을 경계하며

  • 철강
  • 승인 2017.05.01 06:50
  • 댓글 0
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3월 초 도이치뱅크 버너 스타인뮬러 아시아태평양 회장이 한국을 방문해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한국처럼 수출이 탄탄하고 상장사 영업이익이 매년 10% 이상 늘어나는 나라는 많지 않다”며 “다들 부러워하는데 한국 사람들만 비관론에 빠져 있는 것 같다. 경제에 대해 좀 더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고 충고했다.
 
  어느 때부턴가 ‘헬조선(Hell 朝鮮)‘이라는 유행어가 우리 곁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리 사회에 확증편향의 주관적 비관론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 있는 탓이다.

  대통령 탄핵에 이어 선거를 앞두고 있는 등 정치적으로는 아주 불안정한 시기에 있지만 우리 경제는 스타인뮬러 회장의 말대로 지난해 상장사 경영실적이 예상외의 호조를 보였다. 매출은 정체했지만 영업이익은 그의 말대로 10% 이상인 15%나 크게 늘었다. 올해 1분기에는 본격 회복을 거론할 수 있을 만큼 좋은 실적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코스피 상장사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44조원에 달해 전년 1분기보다 20%나 늘어나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1분기 국내경제성장률 역시 전분기보다 0.9% 증가했다. 연율로는 3%대 후반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된다. 이는 잠재성장률 연 3.1% 수준을 뛰어넘는 호실적이다. 2010년 4분기 2.2% 후 25분기 만에 최고치다.
철강금속 업계도 지난해 비교적 좋은 실적을 거뒀다. 철강제조 주요 151개사의 매출은 역시 정체했지만 영업이익은 11.5%나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7.7%에 달했다. 대체로 상장사 전체와 비슷한 수준이다.

  비철금속 제조 95개사 역시 매출액 2.0% 증가, 영업이익 47%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이 5.8%로 다소 미치지 못했지만 연간 경영실적은 전년 대비 크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철강금속 업계의 경영실적은 중간 이상이지만 체감 경기는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 이유는 조선해운, 석유화학 등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적 공급과잉이 가장 큰 이유다. 또 다른 요인 중 하나는 소재산업의 특성상 수요산업의 부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 건설을 제외하고 호조를 이끌던 자동차마저 다소 주춤하고 있는 탓이 크다. 가전 부문의 공장 해외이전도 적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또 다른 우리 철강 산업의 부정적 요인은 바로 수입재의 엄청난 국내 시장 잠식 속도와 크기다. 내수시장 대비 40%를 넘어선 수입재 비중은 철강산업으로서는 엄청난 부담이다.

  여기에 타 소재의 시장 잠식이라는 중장기적 부정적 요인이 적지 않다. 포스코가 ‘기가스틸’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도 알루미늄 등 타소재의 공세에 대한 적극적 대응 결과다.

  그러나 이런 부정적 요인에 침잠(沈潛)하게 되면 결국 확장편향의 부정적 비관론과 다름 아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경험과 능력의 대한민국 철강산업이 언제 편한 날이 있었던가?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