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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50년 흑자 신화 석도강판…“權不十年 花無十日紅”최근 수익 구조 악화, 적자 문제 심각
원가 상승 불구 제품가격 미반영이 가장 큰 문제
문수호 기자 | shmoon@snmnews.com

  석도강판 업계의 지난 50년 흑자 시대가 서서히 끝나가는 분위기다.

  석도강판은 타 품목을 취급하는 업체들이 부러워할 만큼 시황에 둔감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제품 중 하나로 분류됐었다.

  많은 냉연 제조업체들이 불황을 맞아 적자 위협에 시달리며 수익 확보를 위해 애를 쓸 때도 석도강판 업계는 항상 굳건한 모습으로 흑자를 낼 수 있었던 품목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이러한 안정적인 수익 확보는 어려울 전망이다. 비록 큰 호황은 없어도 꾸준히 일정 수익을 낼 수 있었던 석도강판 업계는 이제 옛 말이다. 현 석도강판 시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라 할 수 있다.

  □ 내리막, 그 시작은 ‘포스코’
  그렇다면 ‘언제부터’, ‘왜’ 석도강판 시장이 이토록 무너져 내리게 됐을까?

  업계 내에서는 석도강판이 고꾸라지기 시작한 시점을 10년 전쯤으로 보고 있다. 갑작스러운 변화가 아닌 서서히 침몰하는 배와 같이 조금씩 누적돼 왔다는 게 업계 내 시각이다.

  시발점은 포스코가 석도강판을 포기한 시점으로 볼 수 있다. 중국과 일본을 봐도 석도강판은 주로 고로업체들이 생산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바오산강철과 JFE스틸 등이 있는데 포스코는 수년 전에 석도강판의 국내 생산을 포기하고 중국으로 라인을 이전했다.

  포스코는 국내 캔 시장에 지금도 사용되고 있는 2PCS 캔을 내놓는 등 한때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했지만 석도강판에서 손을 떼면서 사실상 더 이상의 연구개발이 이뤄지지 않게 됐다. 물론 동부제철과 TCC동양도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나섰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이후 찾아온 시련은 스틸캔의 하향세다. 스틸캔은 음료관에서 알루미늄에 완전히 시장을 빼앗기며 수요가 급감했다. 현재 스틸캔은 레쓰비 등 커피 제품에 일부 적용되고 있을 뿐이다.

  스틸캔 생산 라인은 롯데알미늄에서 가동하고 있는 1기 라인이 전부다. 그 외는 모든 라인이 알루미늄으로 전환됐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을 통해 석도강판 업체들의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여전히 수익을 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이유로 꼽히지는 않는다.

   
 

  □ 중국 등 수입재, “적자 원흉”
  석도강판 업계가 적자를 볼 만큼 실적이 악화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중국과 대만 등에서 들어오기 시작한 수입재다. 2010년 수입재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고작 1.8%에 불과했다. 사실상 석도강판은 수입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2011년 이후 수입이 조금씩 이뤄지기 시작하면서 2017년에는 수입재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19.5%까지 급증했다. 수입재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시장가격을 교란한다는 점이다.

  제관업체들이 패커업체들에게 석도강판 가격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하면서 수입재 사용은 매년 늘었다. 제관업체들은 국내에 60여개가 있는데 대부분 중소업체로 CJ 등 대형 패커업체들에게 끌려 다니고 있다.

  이들이 수입재를 자사 수익 확보를 위해 이용한 것이 아니라 수주 경쟁을 위한 가격인하에 이용하면서 제관업계 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졌고 결국 수입재가 범람하게 됐다.

  초반에만 해도 물성과 표면 품질 등 문제가 많았지만 중국에서도 품질 개선에 나서면서 이 같은 논란도 서서히 사라지는 분위기다. 국내 업체들도 수입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더 이상 내수 부문의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어렵게 됐다.

  특히 포스코에서 공식적인 가격인상 발표를 하지 않으면서 패커업체들에게 원가를 전가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수입재는 지난해 4분기에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 1월 다시 폭증하면서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 쉽지 않은 수익 개선…원가절감이 최대 관건
  석도강판 업체들은 지난해 석도강판 부문에서 일부 업체들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자를 내지 않은 업체들 역시 사실상 수익은 거의 내지 못했다.

  내수 부문에서 원가가 급등한 반면 제품 가격을 올리지 못한 것이 수익 악화의 가장 큰 요인이다. 포스코는 석도원판(BP) 가격을 꾸준히 인상했고 일본에서도 열연강판(HR) 가격을 지속적으로 올리면서 수익 구조가 악화됐다.

  그나마 수출에서 선방했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원달러 환율이 고꾸라지면서 수출 부문에서도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여건이 더 좋지 못하다. 여전히 제품가격 인상은 어렵고 수출 부문에서 환율 하락에 따른 영향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은 원가를 절감해야 하는데 포스코는 BP 가격을 계속 인상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가격을 올리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수익 악화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신화실업을 제외하면 동부제철은 워크아웃 중이고 TCC동양도 자율협약으로 산업은행에서 관리 중에 있다. 이자 부문에서 얻고 있는 이득을 제외하면 적자가 더욱 심해질 수도 있다. 졸업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현 상황은 녹록치 않다.

  제품가격을 올리거나 원가를 낮춰야 하는데 제관 및 패커업체들과 수입재로 인해 가격인상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원가는 눈치 없이 계속 오르고 있어 이에 따른 부작용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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