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만 뜨면 접하는 갑질 공화국 소식

눈만 뜨면 접하는 갑질 공화국 소식

  • 철강
  • 승인 2018.04.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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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박진철 기자 jcpark@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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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와 북핵 위기, 미세먼지 속에 우울한 요즘 우리 국민들의 정신건강을 해치는 악성 바이러스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눈만 뜨면 접하는 ‘갑질’ 소식이다. 유명한 ‘땅콩 회항’으로 국내를 넘어 ‘갑질’과 ‘재벌’, ‘족벌’을 세계적 일반명사로 만들었던 기업이 이번에는 땅콩 회항 장본인의 동생이 저지른 ‘물컵 사태’로 또 한 번 나라를 시끄럽게 하고 있다. 이 기업의 갑질 사례는 땅콩 회항과 이번 물컵 사태에 그치지 않는다. 이들 자매의 오빠 역시 예전에 교통단속 중이던 경찰관을 치고 달아나고 70대 할머니에게 폭행을 한 혐의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들 3남매 외에도 이들 3남매의 어머니 역시 회사 임직원들과 하청업체, 집안 고용인 등을 대상으로 폭언 등의 갑질을 일삼아 왔다는 소식마저 폭로됐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갑질 사태는 이번에 문제가 된 기업에만 그치지 않는다. 예전 뉴스를 들춰보면 폭언은 그야말로 일상이요, 폭력 등의 물리력을 동원한 경우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정도면 거의 ‘갑질’ 기업체의 종합 선물세트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이처럼 족벌경영, 일족경영 등으로 불리며 갑질 부작용을 낳고 있는 가족경영은 주변국인 일본이나 제조업 선진국인 독일에서는 오히려 사회적으로 장려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 국가에서는 중소기업 및 제조업에서의 가업승계를 가족 사업 및 전통 보전 등의 덕목으로 기리며, 국가 차원에서 많은 혜택과 편의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 독일을 방문한 한 산업계 관계자는 이처럼 가업승계가 일반화되고 장려된 독일 기업들의 특징을 ‘병폐’가 없는 가업승계로 정리했다.

이들 기업들은 우리나라가 흔히 족벌체제라고 이야기하는 병폐가 없이, 3~4대에 이어진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독일 기업들은 가족이라도 고속 승진은 없고 단계를 밟아 승진하는 책임 있는 근무 자세와 회사를 위해 헌신하는 문화가 가업승계 과정에 정착돼 있다고 한다.

한 가업승계 전문가는 “가업승계란 기업이 존속하기 위한 수단이다. 승계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과정이 되어야 하고, 기업이 존속하는 것이 승계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승계가 이뤄졌다 해도, 기업이 존속하지 못한다면 그 가업승계는 실패한 것일 뿐이다”라고 가업승계를 설명했다.

한마디로 가업승계는 경영자가 교체되어도 기업이 흔들리지 않고, 임직원이 바뀌어도 핵심역량을 유지하며, 시대가 변해도 기업이 정체성을 잃지 않고 존속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우리 기업들의 가업승계가 더 이상 ‘갑질’로 점철되지 않고 기업 및 구성원들의 ‘존속’을 목표로 할 때, 우리 기업 및 산업의 부단한 발전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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