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자원리싸이클링학회 오재현 명예회장

(인터뷰) 한국자원리싸이클링학회 오재현 명예회장

  • 비철금속
  • 승인 2018.05.03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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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황병성 bshwang63@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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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 산업 발전에 중추적 역할 큰 보람”
회고록「수필과 역사가 함께한 공과대학 교수의 이야기」발간

한국자원리싸이클링학회 오재현(吳在賢)은 명예회장은 올해 90세이다. 그렇지만 마음만은 여느 젊은이 못지않다. 활발한 학회 활동과 집필을 통해 아직도 노익장을 과시하는 모습을 보면 존경스러운 마음이 저절로 나온다. 수필과 역사가 함께한 공대교수의 이야기를 통해 60(현역 36, 명예 26)의 세월을 회고하는 모습을 실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자원리싸이클링학회 오재현(吳在賢) 명예회장
한국자원리싸이클링학회 오재현(吳在賢) 명예회장

 

Q. 수필과 역사가 함께한 공과대학 교수의 이야기의 집필과 발간 의미는?

A.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오면서 공과대학 현역 교수로 36, 명예교수 26년 등 60년간의 공과대학 교수 생활의 자화상을 그려보고 싶었다. 어려울 때 공과대학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교육했는가, 또 나 자신을 어떻게 개발해 왔는가를 회고함으로써 우리나라 근대 역사상에 공과대학을, 공학기술인의 족적을 기록하는 데 참고가 되기를 바라면서 이 책을 집필했다.

 

Q. 책 내용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으시다면?

A. 대학을 정년퇴직 후 1995년 논현동 학회 사무실에서 갓 인쇄된 학회지를 손수레에 싣고 학회 민지원 씨와 함께 낑낑대며 언덕길을 넘어 우체국에 가서 회원들에게 보내던 때가 기억에 남는다. 학회 특별 회원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체면도, 자존심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기업가를 만나면 항상 특별 회원사 청탁이 우선이었다. 이렇게 25년간 한결같이 한국자원리싸이클링학회를 육성하고, 동아시아 자원리싸이클링 연구자와 유대를 강화했다. 그리하여 우리나라 자원리싸이클링 기술의 개발과 자원리싸이클링사회(자원순환형 사회)를 구축하는 데 공헌했다고 자부한다.

 

Q. 후학을 양성하면서 느낀 보람이 있으시다면?

A. 36년간 공과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많은 제자를 기술인, 연구원, 대학교수로 양성했다. 사우디 등 외국에서 열악한 환경하에 많은 건설공사를 수행했고, 세계 최고의 전자산업과 조선소, 세계 5대 자동차 공업국, 세계 6대 제철공업국을 건설했다. 공과대학 졸업생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이에 대해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

 

Q. 한국자원리사이클링학회의 창립 동기와 활동은?

A. 1950년대 일본에서 광석을 대상으로 선별·분리공학을 연구한 하라다 다네우미(原田種臣) 교수, 한국의 연세대학교 오재현(吳在賢) 교수, 대만 국립 성공대학(成功大學) Tsai Minshing(蔡敏行) 교수, 중국 중남공업대학(中南工業大學) Zhang Chuanfu(張傳福) 교수가 모여 하라다 다네우미 교수의 주도 아래 동아시아자원리싸이클링국제심포이엄을 설립했다. 조직위원 나이순으로 11991년 일본, 21993년 한국, 31995년 대만, 41997년 중국에서 심포지엄을 갖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에 따라 한국에서 개최를 준비하면서 1992한국자원리싸이클링학회를 창립했다. 1992년은 우리나라에 자원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소위 리싸이클링법이 제정됐다. 또 같은 해 처음으로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세계 정상회의가 브라질 리우데 자이 네로에서 열렸다. 한국자원리싸이클링학회의 설립 목적은 “2차 자원으로부터 유가율의 회수기술을 연구 개발하여 자원의 절약과 환경오염의 방지에 이바지함으로써 인류 사회에 공헌한다라고 되어 있다. 봄가을로 연 2회 학술대회를 개최해 200명 전후 회원들의 연구발표와 토론의 장을 갖고 있다. 2년에 한 번 동아시아 4개국 연구원이 만나 심포지엄을 개최해 리싸이클링 지식을 공유하고, 친목과 유대를 다지고 있다.

또한, 회원의 연구 논문을 게재한 학회지를 1년에 6회 발행하고 있다. 5년마다 리싸이클링백서를 발행해 우리나라 산업폐기물(부생물 포함)의 발생부터 처리기술 등을 기술해 리싸이클링 사회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 리싸이클링백서는 다양한 자료를 제공해 리싸이클링 산업을 통찰 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Q. 업계와 학회, 후학들에 대해 남기고 싶은 이야기는?

A.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기술하라고 강조하고 싶다. 그리고 자신만의 성을 쌓기를 바란다. 깊이 생각하는 가운데 아이디어가 나오고, 고민하는 가운데 지식이 정리된다. 이퇴계 선생이 가상의 지구를 만들어 천문학을 연구하였다. 얼마나 생각하고 고민을 했겠는가. 그러한 가운데 도()가 터지고, 이치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공학박사를 철학박사(PH·D)로 칭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고 고민한 내용을 보고서나 논문으로 기술(記述)해야 한다. 기술하는 가운데 지식이 한층 발전하고 정리된다. 이 기술이 쌓이면 자신만의 공학기술의 성을 쌓게 된다. 여기에 만족하여 삶을 영위하는 것이 공학인이라고 생각한다.

 

Q. 인생에 있어서 가장 의미 있었던 시간은?

A. 1970년대 초부터 20157월까지 40여 년간 일요일에는 등산했다. 외국에 갔을 때, 또는 출장 중이 아니면 일요일이면 산에 갔다. 산에 가면 행복했다. 그래서 내 인생의 1/7의 행복이 보장됐다. 이제 체력이 달려 등산을 할 수 없게 됐다. 나이를 먹으면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안다. 그것이 가장 안타깝다. 지금도 산속을 걷고 있는 나를 상상해 볼 때가 많다.

 

Q. 덧붙일 말씀은?

A. 일본어를 공부했으면 좋겠다. 일본어를 통해 지식을 흡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일본인은 기록을 좋아한다. 자기 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과학기술 정보를 기록해 발표하고 있다. 그래서 일본 문헌이나 잡지에서 폭넓은 최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자원리싸이클링을 연구하면서 우리나라와 일본과의 비교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제다. 우리나라에 리싸이클링을 접목하고 제도를 구축하는데 일본어로 된 문헌의 참고는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약력

오재현은 1929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와세다대학(早稻田대학)에서 공학사, 공학석사,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인하대학교 교수(광산공학과), ()금속·연료종합연구소 선광연구실장, 연세대학교 교수(금속공학과)를 거쳐, 현재는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이다. 1982년에는 South Dakota School of Mines & TechnologyVirginai Polytechnic Institute & State University에서 연구한 바 있고, 1991년에는 대만 國立成功大學 客座敎授로 재직하였다.()한국자원리싸이클링학회를 설립, 초대, 2대 회장을 지내고 현재 명예회장으로 있으며, 동아시아 자원리싸이클링 국제심포지엄 국제조직위원 명예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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