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과 시장 기능, 전부가 아니다

자율과 시장 기능, 전부가 아니다

  • 철강
  • 승인 2019.01.14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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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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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말 기준 국내 철강 누계축적량이 드디어 7억톤을 넘어선 7억194만톤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철스크랩 발생량 증가, 다시 말해 자급 시점이 머지않은 미래로 다가오고 있음을 시사하는 자료다.

국내 철스크랩 발생량은 총 누계축적량과 그 발생 비율에 좌우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자급이 가능한 시점을 대략 2025년경으로 추정해 왔다. 대략 총 축적량이 8억6천만톤을 넘어서면 자급이 가능한 시점이다. 본지가 분석한 결과 역시 대략 6년 후인 2025년으로 나타났다.  

연간 노폐스크랩 발생량은 전년 말 기준 총축적량의 2.7%로, 연간 2,300만톤이 발생하게 되면 자가 발생량 등을 감안할 때 더 이상의 수입이 필요치 않게 된다. 국내 철스크랩 수요가 3천만톤 정도로 유지된다는 것이 전제 조건이다.

철스크랩은 국내 생산이 가능한 유일한 철강 원료다. 2017년 기준 자급률은 대략 80% 수준으로 616만톤을 수입했다.
철스크랩 발생량은 노폐스크랩 발생 비율이 좌우한다. 그것을 좌우하는 것은 철스크랩 산업의 산업화 정도다. 따라서 이미 수출산업으로 자리를 잡은 미국과 일본의 발생비율은 높은 편이고 아직 산업화가 덜 된 중국은 아직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경제는 본격적으로 성숙화 단계에 진입했다. 따라서 연간 축적량은 점차 줄고, 대신 발생량은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 철스크랩 수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특히 자급 시점 이후에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철스크랩 자급자족은 국내 철강시장 전반의 큰 변화 요인 중 하나다. 공급이 워낙 부족한 일부 고급스크랩을 제외하고 철스크랩 수출은 불가피해진다. 수출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국내는 철스크랩 공급 과잉이라는 부정적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철스크랩 수출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데, 아직까지는 공급부족 상황이라 이를 장려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하지만 불과 6~7년 사이에 일어날 일에 대해 준비를 하지 않는 것은 책임회피와 다름없는 일이다.

그런데 보다 더 큰 문제는 역시 ‘중국’이라는 대외변수다. 2015년 기준 누계축적량 70억톤으로 세계 최대 축적량 국가로 부상한 중국은 세계 철스크랩 산업에도 큰 변화를 초래할 것이 확실하다.

중국 정부는 엄청난 발생량이 예견되는 철스크랩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 전기로 증설 정책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철스크랩 자급과 수출 확대를 대비해 수입규제 강화와 수출 확대를 통한 해외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 점에서 우리 철강업계는 또 다른 분야에서의 중국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철강산업 전반에 걸쳐 업계 자율과 시장 기능을 강조해 왔다. 그 결과, 철강산업의 장기비전과 정책은 사라진지 오래다.
국제 기준이 그렇더라도 철강산업의 특성상 정부의 역할과 개입은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는 오히려 그것을 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철스크랩 자급은 얼마나 효율적으로 저렴하게 국내 철스크랩을 사용할 수 있느냐에 따라 철강산업 전체 경쟁력을 좌우할 요인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다가올 철스크랩 자급 시대를 포함해 철강산업 전반의 정책 점검과 전략 수립, 그리고 비전 제시가 지금 꼭 필요한 일이다.

철강산업에 있어 자율과 시장기능이 결코 전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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