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價 협상 지연, 정상화가 정답이다

후판價 협상 지연, 정상화가 정답이다

  • 철강
  • 승인 2019.02.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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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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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자와 수요가 사이에 이뤄지는 가격 협상은 쉽지 않다. 특히 최근 들어 철강재 가격 협상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수입재와 함께 경기 전반이 위축되면서 수요가들의 형편도 전과 같지 않아 더욱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수요가들은 대부분 철강재가 차지하는 원가 비중이 높기 때문에 자칫 가격을 잘못 결정하면 이익을 남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공급자인 철강사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몇 년 전부터 철광석, 원료탄 등 주원료의 계약이 분기별로 단축되면서 불안감까지 커졌다. 원료 및 제품 납기 등을 합치면 어떤 경우 3개월이 넘는 경우도 있다. 다시 말해 미래의 원료 가격을 예상하고 제품 가격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그만큼 이익 확보를 위해서는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는 정도의 여유를 확보해야 된다. 다시 말해 가격을 충분히 높이지 않으면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하튼 가격 결정이 이렇게 어려워지다 보니 공급자와 수요가의 의견이 극도로 갈리면서 협상이 제때 체결되지 못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지난 12월부터 협상을 시작했으나 아직도 결론을 못 내리고 있는 후판 가격 협상이다. 사실 해당 철강사들이 조선사들에게 갖고 있는 생각은 상당히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고객이다 보니 내색은 안하고 있지만….
후판은 해당 철강사들에게 계륵(鷄肋)과 같은 존재가 된지 오래다. 아니 계륵 정도가 아니라 골칫덩어리와 같은 존재가 돼버렸다.

우선 조선사들은 조선 호황 시절 모자라는 후판을 더 생산해달라고 정부와 함께 압박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3사가 모두 증설을 했다. 대략 550만톤 정도에 달하는 엄청난 양이었다. 그러나 얼마지나지 않아 조선 경기는 불황으로 돌아섰고 생산량은 남아돌기 시작했다.
조선사들은 꽤 많은 수주잔량으로 불황이지만 건조를 계속했고 그만큼 후판은 필요했다.

그런데 국산 후판을 사용하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건만 조선사들은 값싼 중국산 후판을 이유로 가격 인하를 요구했고 또 실제 중국산을 적지 않게 구매했다. 이후 후판 생산업체들 역시 어려움은 지속됐고 동국제강 같은 경우는 아예 설비를 폐쇄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러나 극도의 어려움에 처한 조선사들과 고통 분담 차원에서 원가 이하의 가격으로 후판을 공급했다. 실제로 후판 생산 3개사 모두 후판 부문에서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말 그대로 그동안 고객과 상생을 실천해 왔지만 최근 철광석 등 원료 가격 상승으로 후판 제조원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또 더 이상의 비정상적인 가격은 경제 논리로도 맞지 않기 때문에 하루빨리 가격 정상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후판 가격 인상 요구에 조선사들은 아직 이익이 나지 않는다며 인상 불가 주장과 함께 저가의 중국산 수입 카드를 내놓고 또 여론몰이까지 하고 있다.
상생을 실천해온 철강사로서는 참으로 아쉬움을 넘어 자괴감까지 들게 할까 우려되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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