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협상 합리적인 수준서 결정돼야

가격 협상 합리적인 수준서 결정돼야

  • 철강
  • 승인 2019.03.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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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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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과 수요업체들 간의 가격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매번 가격 협상 과정에서 크고 작은 갈등(?)을 겪어왔지만 최근 이 같은 문제가 더욱 불거지고 있는 것은 그만큼 국내 경기가 어렵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공급업체와 구매업체 간의 가격 협상에 따른 갈등이 표면화된 제품도 크게 늘어났다. 국내 주요 산업들의 경기가 장기 부진에 빠지면서 수익성 확보가 최대 과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 제품 가격은 원료 가격의 변동과 국제가격 동향, 수급 상황, 수익성 등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하여 분석·판단해 결정된다. 그럼에도  가격 인상을 추진할 경우 대부분의 수요업체들은 가격 결정 요인은 무시하고 무조건적인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이러한 상황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후판이다. 후판은 상반기, 하반기 두 차례 공급 가격은 협상을 통해 결정한다. 올해 상반기 공급물량은 지난해 말 가격 협상이 마무리됐어야 하지만 아직까지 양측입장이 팽팽하다.

후판 제조업체들은 지난해 가격을 인상하면서 그나마 적자 폭이 축소된 상황이다. 아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대표적인 제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사들은 가격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

이유는 조선산업 장기 불황에 따른 경영난이다. 회복기에 접어들었지만 아직까지 조선사들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고 후판 가격을 올리면 더욱 어려움에 처한다는 것이다.

특히 조선사들의 어려움이 마치 후판 가격 상승 때문인 것처럼 주장하면서 동결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물론 선박 건조 원가에서 후판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조선사들의 어려움은 무엇보다 세계적인 조선경기 불황과 치열한 수주경쟁으로 인한 저가 수주가 직접적인 요인이다. 가격 동결을 위해 주장하고 있는 근거와 논리가 맞지 않다.

어렵기는 후판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면서 이미 한계상황을 넘어섰다.

철근 가격을 놓고도 건설사들과의 갈등이 최근들어 더욱 커지고 있다. 구매파워를 앞세워 철근 제품 가격을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건자회라는 구매담당자 모임을 통해 철근 가격을 자신들 입장에서 유리하게 요구하는 구매담합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음에도 어떤 제재도 받지 않고 있다.

냉연판재류 및 도금판재류, 컬러강판 등도 가전사들의 지속되는 납품 가격 인하 요구로 일부 업체들은 생산을 중단하기도 하는 등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가전사들은 원가 공개까지 요구하면서도 원가상승분을 거의 제품 가격에 반영시키지 않고 있다. 협력업체들과의 동반성장, 상생을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막강한 구매력을 앞세워 갑질을 지속하고 있다.

조선사, 건설사, 가전사 등 주요 철강 수요업체들은 심지어 가격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수입제품을 사용하겠다고 대놓고 압박하고 있고 실제로 수입을 늘리고 있다.

가격을 결정하기 위한 협상은 서로간의 의견 차를 줄이면서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지 이와 같은 일방적인 주장과 이를 관철하기 위한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다.

지속되는 정책변화에 따른 기업들의 부담 가중, 장기 경기 부진에 따른 어려움,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 속에서 경쟁력을 높이려면 전후방산업 간의 협력과 상생은 더욱 긴밀하게 이뤄져야 한다. 협상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과 자세부터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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