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논란에 속 끓는 업체들

법정관리 논란에 속 끓는 업체들

  • 철강
  • 승인 2019.06.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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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김희정 기자 hjkim@s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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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회생 의지가 있는지 궁금한 업체들이 있다. 요즘엔 회생인가 신청받기도 예전보다 수월한 것 같다. 거래를 재개하고 얼마 동안 열심히 채무를 갚아나가더니 재고 처분하고 갑자기 사라졌다. 저희도 몇천만원 물렸다(손해 봤어요).”

최근 기업회생인가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업체들이 증가하자 채권관리에 촉각을 곤두 세우는 곳이 늘어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런 상황을 두고 여러 속내를 전했다. 문제는 그 후라는 얘기였다. 철강 업계 특성상 원자재 가격이 높은 점을 이용해 공장에 쌓인 재고 처분으로 채권자가 가져갈 마지막 이윤까지 독식한다는 얘기다.

“얼마 전에 평소라면 우리 쪽 단가가 높다고 절대 거래를 안 할 업체에서 연락이 왔었다. 급하게 물건이 필요하다고. 현금 잘 주는 업체라고 소문난 곳이라 바로 납품하려고 했는데 주변에서 말렸다. 이미 여러 번 고의로 부도를 낸 곳으로 유명하다고. 정말로 얼마 안 지나서 법정관리 수순 밟고 끝났다. 현금 많고 빚이 별로 없는 사람들은 다 여러 번 털어낸 곳이라고 했다. 정말 성실히 꾸준하게 한 업체들은 빚을 가지고 가는 것 같다.”

건설 경기가 하방 국면에 진입하면서 자연스럽게 매출 감소를 겪는 업체들의 불안감도 심해지고 있다. 판로 확보에만 신경 써도 모자를 판에 채권 회수를 신경 쓰면서 제품 출하를 진행해야 되기 때문이다.

이미 부채가 눈덩이처럼 늘어난 곳은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다. 오래 쌓인 시간만큼 주 거래처로 성장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물량을 줄일 수도 없어 결국 시한폭탄을 안고 가는 구조다.
이런 업체가 법정관리 신청 후 회생계획인가 결정을 받는다고 해도 채권자들은 웃을 수가 없다. 회생채권 등의 일부가 변제를 갈음해 출자전환 또는 감면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자금력이 약한 업체들을 시작으로 업계 부도 현상이 연쇄적으로 밀려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부도’라는 단어에서 몰려오는 위기감이 더는 아득하게 느껴지지 않을 때가 있다.

최근 들려오는 소식이 불안감을 부채질하고 있는 지금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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