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에서 성공 핵심 요소 문화적 거리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 핵심 요소 문화적 거리

  • 컬럼(기고)
  • 승인 2019.07.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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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상광 전문위원 sk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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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Q facilitator/前 KOTRA 처장
CQ facilitator/前 KOTRA 처장

국가별 또는 지역별 문화적 차이를 경제적인 분석에 활용하기 위한 노력은 오래전부터 시도되었다. 의사소통 방법에서의 차이에 주목한 E. T. Hall은 세계 주요 국가를 고 맥락사회(high context society)와 저 맥락사회(low context society)로 구분한 바 있다. 고 맥락사회는 전후 상황상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서로가 다 이해하게 되는 사회이다.

대표적으로는 일본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저 맥락사회는 명확하게 외부적으로 표현을 함으로써 소통되는 사회인데 대표적으로는 미국, 독일을 들 수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일평균 대화 시간은 일본인이 3.5시간이지면 미국은 7시간으로 저 맥락사회와 고 맥락사회 간 큰 차이가 난다는 결과를 제시하기도 한다.

이러한 이분법적인 구분은 다양하고 복잡한 국가별 문화 차이를 너무 단순화하였다는 비판이 있지만, 의사소통에 있어서 표현되는 것뿐만 아니라 표현되지 않는 것을 읽어야 한다는 중요성을 잘 알려주고 있다.

특히 의사 표현에 있어서 언어적 표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하고 비 언어적 표현이 80%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는 언어적 표현 이외에 문화적인 측면에서 다루어지는 비언어적 표현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문화적 차이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그렇다면 문화적 차이를 어떻게 경제적 분석이나, 통계적 분석에서 반영할 것인가? 문화적 차이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문화적 특성이 계량화되어야 한다. 국가별 문화적 차이를 처음으로 계량화한 사람은 우리가 익히 들어온 G. Hofstede이다. 그는 1980년에 IBM 근무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각국의 문화적 차이를 개인주의/집단주의, 여성성/남성성, 불확실성 회피 정도, 권력거리라는 4가치 차원에서 계량화하였다.

이후 Schwartz는 7개 차원에서 국가별 문화적 차이를 계량화하였고, House et al. 은 GLOBE 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9개 차원에서 국가별 문화적 차이를 계량화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외에도 Trompenaars는 7개 차원에서 국가별 문화적 차이를 수치화하였고, G. Hofstede는 2010년 다른 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반영하여 당초 4개 차원에서 6개 차원의 계량화된 문화지표를 제시하고 있으며, 미국의 문화지능센터(CQ Center)에서는 10개 차원에서 문화적 차이를 계량화하고 있다.

이와 같이 문화적 차이의 계량화 작업은 초기에는 몇 가지 관점에서 시작되었으나 점차 관점을 다양한 차원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는 그만큼 국가별 문화적 차이가 복잡하고 다양하다는 것을 잘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 문화적 차이를 수치화했다고 해서 곧바로 이를 경제 분석에 활용하기는 어렵다.

■문화적 거리가 멀수록 문화적 차이 크다

Kogut and Singh은 G. Hofstede의 문화적 차이 계량화 자료를 이용해 문화적 거리(cultural distance; CD) 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국가 간의 문화적 거리를 산출했다.
가령 미국과 영국과의 문화적 거리가 1이라면 미국과 한국과의 문화적 거리는 3이라는 식이다. 문화적 거리가 가까울수록 문화적 차이가 없다는 의미이고, 문화적 거리가 멀수록 그만큼 문화적인 차이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국가 간 문화적 거리를 산출해보면 G. Hofstede나 Schwartz, House et al. 의 계량화된 수치를 이용할 때 국가 간 문화적 거리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가령 한국과 일본, 한국과 중국 간의 문화적 거리를 산출하여 비교해 보면 어느 국가가 한국과의 문화적 거리가 가까운지에 대한 판단이 달라진다.

G. Hofstede의 계량화에 기반해 한국과의 문화적 거리를 비교해보면 중국이 일본보다 가깝지만 Schwartz의 계량화된 수치에 기반해 한국과의 문화적 거리를 산출하면 일본이 중국보다 가깝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화적 차이, 문화적 거리는 글로벌 비즈니스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거시적인 측면에서의 연구는 주로 해외직접투자 대상국이나 수출 대상국의 선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문화적 차이가 거래비용(transaction cost)이나 외국인비용(liability of foreignness)의 증가를 초래하고 거래와 관련된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문화적 거리는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방식 즉, 그린필드 또는 인수방식, 합작 투자나 단독 투자 등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해외시장 진출 기업의 성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되고 있다.

■문화적 거리를 좁힐 수 있는 경험 축적 중요

문화적 거리가 가까울수록 비즈니스에는 부정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제시되고 있다. 즉, 문화적 거리가 가까운 시장은 본국과 문화적 차이가 없으니 문화적인 차이에 대해 고려하지 않게 되고 이러한 활동으로 인해 문화적 거리가 가까운 곳에서의 성과가 부정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를 문화적 거리의 역설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해외시장을 개척할 때 한정된 자원을 활용하여 어느 시장에 먼저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다른 조건이 불변이라면 문화적 거리가 가까운 국가를 먼저 개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해외에서의 경험이 많을수록 외국인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고, 거래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어느 시장을 노크할 것인가?

시장의 규모만으로 결정하지 말자. 글로벌 시장 진출은 많은 위험이 있기 마련이다. 큰 시장만 보고 가기보다는 위험이 적은 시장으로 가자. 문화적 거리를 좁힐 수 있는 경험이 축적되고, 정보가 축적된 후 시장의 규모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으로 가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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