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성 칼럼 - 어려움 함께 나누는 상생(相生)의 베품 절실

황병성 칼럼 - 어려움 함께 나누는 상생(相生)의 베품 절실

  • 컬럼(기고)
  • 승인 2020.04.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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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황병성 bshw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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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히도 코로나19 사태는 진정되지 않고 확진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 사태로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으로 몰렸다. 특히 외식업체들의 타격이 큰 것 같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반화되면서 손님들이 많이 줄었다. 그렇지 않아도 최저임금 인상 문제로 어려운 상황인데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폐업 지원업체들은 업체별로 한 달 평균 50건 정도 상담한다. 그런데 2월부터는 100~150건 정도 늘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은 여행업계이다. 한 업체는 2월 신규 예약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 이상 감소했다고 호소한다. 아울러 사전에 항공권을 예약했던 고객들이 취소해달라고 몰려들면서 국내 항공사가 돌려줘야 할 금액이 3천억 원이나 된다고 한다. 이 때문에 정유사에 기름값을 제때 못 치르는 심각한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화훼농가도 어렵다. 각종 기념식과 단체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감사와 축하를 전하는 꽃이 안 팔려서 근심이 깊다. 특히 졸업식과 입학식 취소로 타격이 더욱 컸다. 실제로 한국소매꽃집연합회에 따르면 졸업식 시즌 꽃집 매출이 평년 대비 7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관도 사람들이 찾지 않아 매출이 감소하고, 스포츠 경기도 무관중 경기로 치르는 등 소비활동이 극도로 침체해 있다. 

이처럼 울상을 짓는 산업이 있지만 호황을 누리는 산업도 있다. 타인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되는 머쓱한 상황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주문량의 증가다. 배송 시간이 조금 걸려도 외출보다 낫다는 생각에 인터넷으로 쇼핑하는 주문량이 폭증하고 있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호황을 누리는 업체가 쿠팡, 배달의 민족, 마켓컬리 등이다. 확진자가 많은 대구·경북지역은 주문량이 평소보다 최대 4배까지 늘었다고 한다. 

철강 제품도 코로나19 사태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영업활동 제한, 도시 봉쇄 등으로 인한 계약 차질과 물류 이동의 어려움으로 수출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다만 이 와중에도 석도강판이 관심의 대상이다. 세계는 대면 접촉을 꺼리고 자가 격리 등이 늘어나면서 보관이 쉬운 통조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통조림 캔의 소재인 석도강판 수요가 동반 증가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울다가 웃는 상황이 됐다.  

안타까운 것은 이 수요가 국내 업체에 호재가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캔 업체들이 빠른 납기를 원하고 있어 현지 업체들이 대응하기 때문이다. 반짝 수요를 예상해 가격이 높더라도 현지 구매를 늘리고 있다.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으나 코로나19의 장기화를 대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 더구나 지금은 위기 상황이다. 수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가동률을 걱정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기회를 잡아야 하는 이유다. 

지금은 타인의 불행을 걱정하면서 나의 행복을 찾아야 할 때이다. 놀부 심보라고 욕을 먹어도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폐업과 창업이 맞물려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국내 자영업계 생태계 선순환 구조가 깨졌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소기업, 소상공인 등 자영업자가 폐업이나 부도 등으로 생계위협에 처하면 사업 재기와 생활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노랑 우산 프로그램에 의해 공제금을 지급한다. 이 지원금이 2월부터 3월 25일까지 1만4,63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2%나 증가한 것이 상황을 방증한다. 

자영업자들이 무너지면 서민들의 삶도 무너진다. 요즘 하루하루가 그들에게는 생지옥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밀린 임대료와 각종 고지서가 마음을 옥죄는데 손님들의 발길은 뚝 끊어져 버렸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는데 이 희망조차 보이지 않는다. 해결책은 코로나19가 하루빨리히 종식되는 길밖에 없다. 이러한 때일수록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임대료 인하 등과 같은 상생(相生)의 베품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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