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수입시장 장악한 일본계 H형강…점유율 더욱 늘어날까?

(분석) 수입시장 장악한 일본계 H형강…점유율 더욱 늘어날까?

  • 철강
  • 승인 2020.05.0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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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형원 기자 hw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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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産 빈자리 ‘야금야금’, 베트남·바레인·일본산 세력 늘려
베트남 SS비나 210억원대 투자…국내 형강업계 ‘긴장’
일본산 H형강 JIS 인증 대다수…원산지 표시 위반 우려 여전해

일본계 H형강 세력의 확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2020년 1분기 국내로 수입된 H형강 제품의 물량은 전년과 비교해 크게 줄었으나, 일본계가 차지하는 비율은 향후 크게 늘어날 우려가 존재한다. 

더욱이 해당 제품들이 국내산 제품 대비 현저하게 낮은 가격으로 수입되며 국내 시장을 교란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국내산 제품 대비 대폭 낮은 가격으로 수입돼, 국내 업계가 피해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도쿄제철 H형강
도쿄제철 H형강

일례로 지난 1월~3월 국내로 수입된 H형강 제품의 평균 수입원가는 각각 톤당 62만원, 63만원, 68만원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산 H형강 유통가격은 각각 톤당 73만원(소형 기준), 톤당 78만원, 톤당 79만원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수입산 제품의 수입원가는 국내산 제품 대비 최대 톤당 15만원 이상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에 본지는 일본계 H형강의 현상황과 국내 철강업계의 반응을 담아봤다. <편집자 주>

■ 중국産 빈자리 ‘야금야금’, 베트남·바레인·일본산 세력 늘려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로 수입된 H형강 제품의 경우 6만6천톤 수준을 나타냈으며, 일본계 점유율은 절반을 넘어섰다. 아울러 베트남산 제품의 경우 일본의 야마토가 형강을 담당하는 2분기 이후 일본계로 분류될 전망이다. 
 

지난 2015년 범(汎)일본계 제품의 경우 수입산 제품 가운데 10%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점차 세력을 늘리고 있으며 올해 2분기부터 베트남산을 포함해 점유율을 크게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계 제품의 증가는 지난 2015년 중국산 H형강에 대한 반덤핑(AD) 조사와 수출 최저가 약정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중국산 H형강은 수입산 H형강 가운데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했으나, 국내 업계의 노력 끝에 AD와 가격 협정을 통해 수입량이 대폭 줄었다.

이에 중국산 H형강 수입량이 줄어든 가운데, 베트남과 일본, 바레인산 등 3개 국가의 제품이 이전 대비 크게 늘어나며 중국산의 빈자리를 차지했다. 

■ 베트남·바레인산 H형강, 사실상 일본계 제품?

최근 국내로 유입되는 수입산 제품 가운데, 다수를 차지하는 일본산 H형강과 바레인산 H형강 제품의 경우 범일본계로 분류할 수 있다. 베트남산 제품의 경우 일본 야마토가 2020년 2분기부터 형강 사업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져, 향후에 수입되는 제품을 일본계로 분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017년 이후 수입산 제품 가운데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는 베트남산 H형강의 경우 PY VINA(이전 포스코 SS 비나)에서 생산된 제품이다. 

포스코 SS비나 H형강
포스코 SS비나 H형강

앞서 포스코는 2015년 베트남 봉형강 시장에 뛰어들며 철근과 형강 제품을 생산했다. 다만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의 형강 시황이 불황을 나타내 수익성이 악화됐으며, 실적 또한 급격하게 추락했다. 이에 포스코는 2019년 12월 일본의 야마토그룹에 지분 49%를 매각을 결정하고 철근 사업을 정리했다. 이후 형강 전문업체로 사업구조 개선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바레인산 H형강의 경우 바레인의 SULB(설브)에서 생산된 제품이다. 설브사의 경우 2012년 11월 이후 조업을 시작했는데, 일본의 야마토그룹과 바레인의 포라스사가 각각 49%와 51%를 출자해 만든 제조업체다. 

■ 베트남 SS비나 210억원대 투자…국내업계 ‘긴장’

한국시장으로 H형강 제품의 대규모 수출을 진행해온 포스코 SS비나가 200억원이 넘는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는 방침이 알려지자, 국내 H형강업계 또한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포스코가 지난 3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제출한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S비나는 총액 212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의 경우 올해 111억원이 집행될 예정이며, 2021년과 2020년에 각각 81억원, 20억원의 금액이 책정돼 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는 “이번 투자를 통해 조업 생산능률 제고, 제원치 개선 및 원가절감 등의 효과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투자는 SS비나 공장 설비의 신예화와 합리화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SS비나의 투자로 국내 업계는 한국으로 수입되는 베트남산 H형강의 물량의 증가와 저가 공세가 더욱 심화될 수 있어 걱정을 표하고 있다. 

■ 일본산 H형강 JIS 인증 대다수…원산지 표시 위반 우려 여전해

한편 국내로 수입되는 일본산 H형강의 경우 KS자재가 아닌 JIS자재인 것으로 알려지며, 원산지 표시와 관련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일본의 도쿄제철과 JFE는 국내 KS 인증을 취득했으나, 실제 수출하는 제품의 경우 JIS 인증 자재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토피공업 등 KS를 취득하지 않은 업체들 역시 한국향 수출을 진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쿄제철 JIS 인증 자재
도쿄제철 JIS 인증 자재

이에 국내 업계는 JIS자재 제품이 국내에서 유통되며 원산지 표시를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일본산 제품을 KS자재로 둔갑해 유통을 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특히 KS기반 설계 현장에 JIS자재를 사용하는 등 관련법규를 위반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로 수입되는 일본산 H형강 제품의 경우 JIS 인증의 SS400과 SM490 제품이다. SS400 제품의 경우 C(탄소), Si(규소), Mn(망간) 등의 상한치 성분 규정이 없어 KS 인증 대비 화학적 성분이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JIS자재의 경우 KS 자재 대비 표면적이 줄어 따른 하중 지지력 감소하며 중량 또한 미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KS 기반 구조설계에 JIS자재를 투입하면 심각한 구조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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