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좋은 수요업체, 철강 어려움 ‘나몰라라’

실적 좋은 수요업체, 철강 어려움 ‘나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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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8.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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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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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국내 철강업체들의 경영실적이 대부분 크게 악화되면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방산업들의 경기가 크게 위축된 데다 수출도 크게 감소하면서 2분기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생산과 판매 활동이 크게 위축된 데다 수익성 확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비정상적인 시장 흐름이 지속되면서 우려했던 상황도 발생했다. 

전방산업의 주 수요업체들이 중국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시장의 변화를 구매 전략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실적 악화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비중이 높은 자동차와 조선, 건설, 가전 등 주 수요산업의 기업들과 진행된 가격 협상은 난항을 겪으면서 원가 부담을 제품 가격에 반영시키지 못했다. 자동차 및 부품업체들은 코로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으면서 동반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에서 협상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지만 조선사 및 가전사 등과의 협상 상황을 보면 불합리한 모습이 반복됐다.  

조선사들은 장기간 지속돼온 산업의 침체를 이유로 지속적인 가격 인하 요구에 나섰고 가전사들은 지속적인 파워를 내세우며 가격 인하 압력을 행사했다.

그런데 최근 발표되고 있는 조선사들의 경영실적은 상당부분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전사들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일시적으로 실적에 타격을 받았지만 그동안 높은 이익률을 자랑했던 것을 감안하면 선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건설사들도 대부분 2분기 영업이익률이 1분기에 비해 증가하는 등 철강업체들과는 상반된 실적을 나타냈다.

특히 조선사들의 경우 국내제품에 비해 높은 수준의 일본산 후판 사용을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가격 협상에서 주장해온 입장은 전혀 설득력과 신뢰성이 없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그럼에도 조선사들과의 가격 협상이 최근 가격을 인하하는 것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그 배경에는 국내 물량의 구매를 확대한다는 것인데 현재의 가격 구조로 보면 국내 사용량을 늘리면 늘릴수록 조선사들의 원가 절감에는 큰 도움이 된다.

자체적인 구매전략의 수정과 보완을 통해 원가절감 등의 노력이 선행돼야 하지만 그동안 조선사들은 이러한 노력이 전혀 없었고 실적 악화를 이유로 국내에서 구매하는 제품에 대해서만 인하를 주장하는 등 명분 없는 요구를 되풀이하고 있다. 

또한 가전사들의 횡포(?)는 도를 넘어서고 있다. 철강업체들의 실적 악화가 지난해부터 급격하게 나타나고 있고 올해 들어 원자재 가격이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면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지만 일시적인 판매난 등을 겪고 있다는 이유로 또 다시 가격 인하를 관철시켰다.

특히 이번 이뤄진 가격 인하는 국제가격 및 시장 흐름에 완전히 역행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해도 너무한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외부 돌발적인 환경 변화와 공급사들이 처한 환경을 가격 협상에서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구매파워를 이용해 불합리한 가격을 요구하는 관행이 지속되고 있다.

물론 상반기라는 단기적인 실적만으로 이를 판단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모든 산업과 그에 속한 기업들이 함께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도 변하지 않는 주요 산업 대기업들의 모습을 보면 씁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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