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성 칼럼 - 부모님 은혜는 바다처럼 넓고 깊다

황병성 칼럼 - 부모님 은혜는 바다처럼 넓고 깊다

  • 철강
  • 승인 2021.05.1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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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황병성 bshw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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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낳 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를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가사는 양주동 시인이 작사하고 이홍렬 선생이 작곡한 어머님 은혜 노래이다. 초등학교 시절 어머니날이 되면 전교생이 운동장에 모여 소리 높여 부르던 추억이 새삼 떠오른다. 원래는 1956년에 지정된 5월 8일은 어머니날이었다. 다 같은 부모인데 아버지에게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자는 의견을 수렴해 1973년부터 어버이날로 변경했다. 

자식이 어려서는 안고 업고 얼리던 부모님이었다. 자라서는 아프거나 그릇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밤낮없이 가슴 졸인다. 이로 말미암아 부모님 얼굴에는 어느새 주름이 가득하다. 땅 위에 무엇이 제일 높다고 할 수 있을까? 어버이가 자식에게 베푸는 지극 정성만큼은 따라올 수 없다. 부모는 자식이 장성해도 가슴에서 걱정을 내려놓지 않는다. 평생 안위를 걱정하는 심정을 부모가 되니 알 것 같다. 올해도 어김없이 어버이날이 찾아왔다. 

맹자(孟子)는 인간은 누구나 맑은 마음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했다. 부모에게 효도(孝道)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는 다섯 가지 불효(不孝)를 제자들에게 교육했다. 첫째는 자기 몸을 게을리해 부모를 봉양하지 않는 것이다. 주어진 일에 충실해 돈을 벌어 부모를 봉양하는 것은 자식 된 도리다. 하지만 우리 주위에는 이 의무를 등한시하는 사람이 많다. 부모 등골만 빼 먹는다고 비유하는 불효자를 수없이 많이 본다.

두 번째 불효는 술 마시고 노는 것만 좋아해 부모를 봉양하지 않는 것이다. 쾌락을 좇아 방탕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들에게 부모는 봉양의 대상이 아닌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여기니 문제다. 재물을 탐내고 자기 처자식만 생각하는 것이 세 번째 불효다. 이런 자식의 행동에 부모가 갖는 섭섭함은 애간장을 녹이고 남는다. 부모를 극진히 섬기는 것은 자식으로서 최우선 도리다. 처자식이 부모보다 결코 우선시 될 수 없음이다.

자기 욕심만 채우다 부모를 욕되게 하는 것이 네 번째 불효다. 난폭하고 사나운 행동으로 부모를 위태로운 지경에 빠트리는 것이 다섯 번째 불효다. 금전과 관련한 갈등으로 부모의 신체를 해하는 패륜 자식을 매스컴을 통해 종종 접한다. 이것은 물질만능(物質萬能)주의가 나은 악폐이고, 잘못된 교육이 불러온 병폐이다. 돈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배금주의(拜金主義)가 이런 비극을 불러왔다. 부모보다 돈이 우선인 비정한 세상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효자는 하늘에서 내린다고 했다. 역설하면 그만큼 효자 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부모는 자식이 아무리 잘못해도 이해하려고 한다. 그 가슴은 태평양처럼 넓고 깊지만, 자식들은 그것을 잘 인식하지 못하니 안타깝다. 주는 것보다 항상 받고만 살았으니 그럴만하다. 부모가 돌아가신 후 땅을 치며 후회해봐야 소용없다. 생전에 자식 도리를 다하는 것이 진정한 효(孝)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맹자가 말한 다섯 가지 불효를 저지르며 산다. 효의 가치를 깊게 생각하고 실천에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세태도 많이 바뀌었다. 과거 어버이날은 자식이 달아주는 카네이션꽃 하나로 만족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생활이 풍족해지면서 나타난 변화다. 온라인 쇼핑몰 티몬에서 고객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어버이날 가장 받고 싶고, 드리고 싶은 선물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부모와 자식의 마음이 같았다. 모두 60% 이상이 현금이라고 답했다. 코로나로 비(非)대면이 대세지만, 어버이날만큼은 10명 중 8명이 선물을 직접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그나마 부모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느껴져 위안이 된다.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술 먹고 실종된 후 닷 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한 대학생과 생전에 나눈 아버지와 카카오톡 대화가 가슴 저린다. “아들아 사랑한다. 그리고 고맙다 잘 커 줘서”의 아버지 말에 아들은 “저도 고맙고, 사랑합니다. 앞으로 속 안 썩이고 잘 지낼게요.”라고 답한 내용이다. 이 효성스러운 아들을 보며 우리 사회는 아직 부모를 공경하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사실에 희망을 품는다. 부모님 은혜를 생각하고 효를 실천하는 어버이날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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