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산업계 의견 반영 대안 마련해야

탄소중립, 산업계 의견 반영 대안 마련해야

  • 철강
  • 승인 2021.12.2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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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엄재성 기자 jseo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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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 경제는 ‘저탄소 경제’로의 이행이 가팔라지고 있다.

2020년 말 세계 주요국들이 ‘탄소중립’을 천명한 후 세계 철강업계는 수소환원제철기술 개발, 철스크랩 및 DRI 활용 확대, 전기아크로 제강 설비 확대 등을 적극 추진 중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수소환원제철소는 시범 공장 및 소규모 공장들이 잇따라 건설 중이며, SSAB와 같은 업체들은 ‘무화석강철’ 시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철스크랩과 DRI 활용이 확대되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은 큰 폭으로 상승했고, 일부 국가들은 자국 철강업계의 원자재 확보 지원을 위해 높은 수준의 수출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또한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기존의 낡은 유도로와 소형 고로를 전기아크로 설비로 대체하는 설비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산업계의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그동안 탄소중립을 선도해 온 유럽에서 ‘속도 조절론’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유럽은 러시아의 가스 공급 축소로 에너지 대란이 발생하여 산업용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급등했고, 이로 인해 일부 제조업체들은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물론 유럽의 에너지 대란이 러시아와의 외교적 갈등으로 불거지기는 했지만 유럽철강협회는 이번 기회에 탈탄소화 프로젝트를 현실성 있게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철강산업의 탈탄소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낮은 가격의 수소’와 ‘낮은 가격의 전기요금’, ‘고품위 철광석’ 등이다.

그런데 에너지 요금이 급등한 데다 단기간 내에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탈탄소화 프로젝트에 대한 재검토 요구가 나온 것이다.

한국의 상황도 유럽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현재 한국은 비교적 경쟁국들과 대비해 산업용 전기요금도 낮은 편이고, 에너지 공급에 큰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LNG와 같은 연료 뿐 아니라 철광석과 철스크랩 등 주요 원자재를 대부분 수입해야 하는 국내 현실을 볼 때 지금과 같은 속도로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은 다소 무리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우리 철강업계의 건실한 발전을 위해서라도 탄소중립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그러나 탄소중립의 선도국인 유럽에서마저 ‘속도 조절론’이 나오는 마당에 우리가 너무 서두를 일도 아니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산업계가 ‘감내할 수 있는’ 현실적 탄소중립 실행 방안을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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