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메탈버스(metalverse)…재미있는 금속 이야기_백금

[연재]메탈버스(metalverse)…재미있는 금속 이야기_백금

  • 비철금속
  • 승인 2022.04.1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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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기자 jhb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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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금이 백금이 아니다?

‘메탈버스(metalverse)’는 메탈(metal)과 세계관을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과거부터 지금까지, 앞으로도 이어질 금속시대를 쉽게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한 연재물의 제목이다.

메탈버스 연재시리즈는 국내 최대의 비철금속 제조업체인 LS니꼬동제련의 콘텐츠 지원을 받아 만들었으며, 이번에 소개하는 내용은 천덕꾸리기 취급을 받던 백금, 플래티넘에 대한 이야기이다.

 □ 천덕꾸러기 금속    

백금(白金)은 한자어 그대로 ‘하얀색 금’을 의미한다. 하지만 백금은 ‘흰 호랑이’ 백호나 ‘하얀 말’ 백마와는 다르다. 백금과 금은 전혀 다른 금속이기 때문이다.    

백금을 영어로 하면 화이트골드(white gold))가 아니라 플래티넘(platinum)이다. 귀금속으로 사용되는 화이트골드는 금에 니켈, 구리, 아연 등을 혼합하여 만든 금속이다. 백금보다 가격이 낮은 금속들을 백금처럼 보이도록 만든 합금이기 때문에 색깔이 비슷할 뿐 백금과 성질과 용도가 다르다.  

백금의 원래 이름 ‘플래티넘’은 스페인어로 은을 뜻하는 ‘플라타(plata)’에서 유래했고 백금의 원소기호인 Pt도 여기에 뿌리를 두고 있다. 16세기 중남미를 침략했던 스페인 정복자들은 그곳에서 채굴되던 백금을 유럽에 들여왔는데, 은과 색상이 비슷해 ‘플라티나(platina)’라고 불렀다고 한다. 은을 의미하는 ‘플라타’에 작다는 뜻을 가진 접미사 ‘~ina’를 붙인 말이었는데, 이후 금속을 의미하는 ‘~num’이 더해져 백금은 ‘플래티넘’이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백금은 과거에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금속이었다. 금속의 겉모양은 은처럼 보이지만 녹는 점이 은보다 두 배 이상 높아(백금: 1768.3℃, 은 961.87℃) 가공하기 어렵고, 위조 은화의 원료의 쓰여 시장을 교란한 골칫덩이 금속이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스페인 정부는 은화 위조를 막기 위해 백금을 가득 실은 배를 일부러 바다에 침몰시키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 과학이 발달하며 과학자들은 플래티넘의 가치를 발견하기 시작했다. 1752년 스웨덴 화학자 헨리크 셰퍼는, 플래티넘이 금처럼 부식을 견디고 금보다 단단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백색 금’이라는 뜻으로 ‘화이트골드(White Gold)’라고 이름을 붙였다. 이후 영국과 스웨덴에서는 플래티넘이 화이트골드로 불렸고, 우리말 백금도 여기서 유래한 걸로 추정된다.    

현대에 백금(플래티넘)은 높은 가치가 알려지며 금보다 더 높은 영광의 기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미국 음반산업협회는 음반 판매량이 100만장을 돌파하면 ‘플래티넘 앨범’이라고 인증해준다. 골드와 실버 앨범의 판매기준은 각각 50만장과 10만장이다. 또한 신용카드의 등급에서도 플래티넘은 골드보다 한도와 혜택이 훨씬 높은 카드로 구분된다. 물론 연회비도 훨씬 비싸다.  

□ 열과 부식에 강하고 촉매 특성 뛰어나    

백금의 대표적인 특성은 내열성이다. 백금의 용융점은 무려 1.774℃나 된다. 철에 비해 230℃, 구리보다 690℃, 금보다 711℃, 은보다는 810℃ 이상 높다. 녹는 점이 높으면 가공이 어렵지만 초고운 물질을 가공하거나 담는 용기로 활용할 수 있다. 그래서 쇳물을 담는 도가니 제조나 유리 가공에 꼭 필요한 소재가 된다. 공기와 물에 산화되지 않기(내부식성) 때문에 백금의 광택은 반영구적이다.  

또한 단단함의 등급인 경도가 높아 표면에 흠집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반지, 팔찌, 고급시계 등의 소재로 쓰이면서 예물계의 황제금속으로 대접받기도 한다.    

하지만 내열성, 내부식성, 고경도보다 주목할 백금의 특성은 촉매(변화를 촉진하는 매개물질)로서의 성질이다. 디젤자동차는 일산화탄소와 산화수소, 산화질소 등의 오염물질을 배출하는데, 이를 분해하는 촉매재로 백금이 사용되어 공해물질의 98% 이상을 정화해 준다. 화학산업에서는 암모니아를 산화시키고 물을 흡수해 질산의 합성을 돕고, 정유산업에서는 석유제품을 분해하는 데 활용된다. 이 때문에 백금 소비의 약40%는 촉매로 사용된다.    

백금은 암 치료에도 사용된다. 1960년대 중반, 미국의 생물물리학자 바네트 로젠버그는 백금전극 사이에 전류를 통과시켰을 때 박테리아가 세포분열을 멈추는 것을 발견했다.염화암모늄과 백금의 반응으로 생긴 ‘시스플라틴’ 때문이었는데, 이 시스플라틴은 항암효과가 입증되어 암치료제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또한 4차산업혁명시대와 함께 백금의 가치가 다시 주목 받고 있다. 백금은 고온에서 수소를 자체부피의 100배까지 흡수해 수소연료전지의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LS니꼬동제련이 동광석에 함유된 백금을 추출해내어 생산하고 있다. 

(*백금, 플래티넘에 대한 유투브 콘텐츠 참조 https://youtu.be/zjYGcGP9p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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