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광폭압연 클래드 후판 국산화·압력용기 소재활용 “우리가 해냈다”

(특집) 광폭압연 클래드 후판 국산화·압력용기 소재활용 “우리가 해냈다”

  • 철강
  • 승인 2022.05.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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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윤철주 기자 cjyo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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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드후판 부문 소재부품기술사업으로 선정
日産 등 수입에 전적 의존하던 클래드 후판(판재)의 국산화 성과 속속
동국제강·세아창원특수강 등 주요 제조사와 강관 압력용기 수요업 참여 ‘드림팀 구축’
올해로 3년차 개발 일정 마무리...각 기관 후속 사업 고도화 진행

대한민국 철강업계가 또 하나의 철강 영토 확장을 위해 뭉쳤다. 국내 최초 후판 상용화 기업인 동국제강을 중심으로 14개 기관이 소재 국산화사업에 참여하여 클래드 후판 국산화 개발과 상용 생산단계 진입에 성공했다.

국내 철강업계와 철강금속연구기관들이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인 ‘CRA(Corrosion Resistant Alloy, 내부식합금) 광폭 압연클래드 판재의 국산화’에 참여하여 성과를 달성했다. 이 클래드 후판 국산화 사업은 지난 2020년에 시작해서 올해 12월에 기관 및 세부별 최종 목표를 달성하고 마무리될 예정이다. 클래드 후판 관련 과제 총괄 책임자는 동국제강 특수강사업팀의 박병규 팀장이 맡고 있다.

사업 참여 기관으로는 주관사인 동국제강과 한국금속재료연구조합, 세아제강, 세아창원특수강, 동양철관, 우양HC, 클래드코리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포항금속소재산업진흥원(POMIA), 한국재료연구원,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한밭대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일반강에 스테인리스강 또는 니켈합금 등 클래드 소재를 접합하여 내열/내식특성을 높인 두께 10~40mm의 고부가가치 판재 제품을 압연 기반으로 3,500mm 이상의 광폭 제조하는 것이다. 또한 참여기관들은 이 소재의 성형·용접 공정 연계 수요 요구가 상당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클래드 후판을 강관/압력용기의 주요 부품화하는 기술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목적으로 참여기관은 ‘Ni계 CRA소재 및 폭 3,500mm급 CRA/steel 후판 클래드 금속소재 제조 기술 개발’을 책임지는 1세부와 ‘광폭 압연클래드 후판을 이용한 강관 및 압력용기 제조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2세부로 역할을 나눠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특히 1세부가 담당하는 고내식성 Ni계 CRA 잉곳 및 광폭 클래드용 판재 제조 기술은 클래드 후판 소재 국산화에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Ni계 잉곳 제조를 위한 전기로와 LF, VOD, 조괴 조업 기술(Alloy825) 및 진공용해로, ESR 조업 기술(Alloy625)은 잉곳 내 비금속 개재물 형성을 억제시켜 클래드 판재로 쓰이는 CRA 판재가 고(高)청정성을 갖게 해주는 기술을 요한다. 아울러 잉곳을 슬라브 형태로 열간 가공(단조)한 후, 열간 압연을 통해 클래드용 CRA계 판재 사이즈로 형상을 제어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동국제강 당진공장에서 생산된 클래드 후판 제품

이를 위해 국내에서 다수의 판재류 압연 노하우 및 기술을 갖고 있는 동국제강과 특수강 소재 개발 및 반제품 생산에 특화된 세아창원특수강이 1세부 및 전체 클래드 후판 개발에 주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은 광폭 CRA계(Ni계/steel, STS계/steel) 클래드 판재 제조를 위해 ‘압연 방식’을 택했다. 클래드 판재 접합 기술은 크게 폭발 압접을 통한 방법과 압연을 통한 방법, Overlay 용접을 통한 방법 등 3가지 방식이 있다. 다만 Overlay 용접 방법과 폭발 압접의 경우, 고비용 및 계면 품질 균질성 확보의 어려움에 따라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1세부 기관들은 계면 품질이 균질하며, 가격 경쟁력이 우수한 압연 방식으로 클래드 판재를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2세부는 국산화 CRA계 압연클래드 판재 적용한 강관과 압력용기 소재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의 개발 대상 제품인 클래드 강관은 부식성이 강한 에너지 자원의 채굴 및 수송 용도의 관을 뜻한다. 해당 강관의 내벽은 특수 합금강(CRA)으로 이루어져 있고, 외벽은 일반 강재로 2개의 다른 재질을 사용하는 강관을 의미한다.

클래드 후판 소재가 적용된 강관은 판재를 프레스 밴드(JCO 등) 또는 3롤 밴드 등을 통하여 파이프 형태로 조관 후 가장자리를 가공 및 용접하는 것이 핵심기술로 요구된다. 이때 길이 방향 이음매는 통상적으로 아크용접이 적용된다. 파이프 내면을 재용접하는 과정을 통해 용접선의 클래드층을 두꺼워지면서 내식층이 강화된다. 그 결과, 클래드 파이프가 견고히 결합되면서 안정적인 최종재가 생산되는 것.

 

왼쪽은 스테인리스강으로만 생산된 후육관. 오른쪽은 클래드 후판을 소재로 시생산된 클래드 후육관 제품(외부는 ASTM A516-70N 강종으로 가격경쟁력과 기계적 물성확보외부는 A240 316L 스테인리스 채택으로 고내부식성 적용)
왼쪽은 스테인리스강으로만 생산된 후육관. 오른쪽은 클래드 후판을 소재로 시생산된 클래드 후육관 제품(외부는 ASTM A516-70N 강종으로 가격경쟁력과 기계적 물성확보외부는 A240 316L 스테인리스 채택으로 고내부식성 적용)

앞으로 클래드 후판 적용 클래드 강관(파이프)은 높은 황산(H2S) 등 산성의 영향으로 높은 안전도가 필요한 국내외 석유 및 가스 개발 및 보급 사업에 적용사례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산 클래드 후판 소재를 적용하는 CRA계 압력용기 사업도 유명 분야로 꼽을 수 있다. 2세부 우양HC 등이 참여한 해당 사업은 성형, 용접, 열처리 등의 기술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 분야에서는 이종금속 간 열팽창계수, 강도 등의 차이로 인해 발생되는 성형/용접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 확보가 중요한 가운데 1세부 기관과 2세부 기관의 협력으로 이미 개발사업 2년차부터 실질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압력용기 제조업체인 우양HC는 동국제강 등 1세부 제조기업 등의 도움으로 클래드 후판을 활용한 실물 압력용기(Demo vessel)를 직접 제작하고 강도와 압력 등의 정밀 평가 과정을 거쳐 사용 안전성을 검증했다. 앞으로 국산 클래드 후판 소재 압력용기 제품은 화학플랜트, 해양플랜트 등 다양한 플랜트 산업에 최종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국제강과 우양HC 등 1세부-2세부 기관 등의 협업으로 시생산된 압력용기 모형(ASTM A516-70N강종과 A240 316L 스테인리스강으로 제작)
동국제강과 우양HC 등 1세부-2세부 기관 등의 협업으로 시생산된 압력용기 모형(ASTM A516-70N강종과 A240 316L 스테인리스강으로 제작)

올해 12월로 클래드 후판 소재 개발 및 적용 제품 개발 사업이 마무리될 예정인 가운데 이번 기술 개발 사업이 철강시장과 지역경제, 수요산업 등의 미칠 영향과 파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고내식성 Ni계 단조 슬라브 제조 및 광폭 CRA계 압연클래드 후판 개발은 전적으로 일본산 수입에 의존했던 기존 시장 질서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소재 국산화 기술 확보를 통한 국내 소재-부품 산업 기술자립화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또한 국산 CRA계 클래드 후판을 소재로 적용한 강관과 압력용기 등도 시장 전망이 밝다. 강관의 경우 철강 경기침체에 따라 위기산업인 조선해양, 발전/해양 플랜트, 발전소, 압력용기, 대형 열교환기 등 다양한 산업군에 가격 경쟁력 및 안정적 납기 가능을 통한 수입 대체가 전망되고 있다.

CRA계 클래드 후판을 소재로 하는 압력용기 시장도 국내 엔지니어링 및 조선사 등에서는 클래드 판재의 수요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소재 시장에서도 일본산 의존도가 점차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속적인 판재 제조기술 연구개발로 기술 선점이 이뤄진다면 우리나라가 세계적 공급처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이번 클래드 후판 개발 사업은 국가와 지역경제에도 긍정적 효과를 줄 것으로 보인다. 사업단 관계자는 “국내 강관산업의 30%는 경북지역에 밀집되어 있고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하에 ‘강관기술센터’가 포항 블루밸리산단에 구축 중”이라며 “관련된 소재부품 및 철강 예타사업이 추진됨에 따라 대형 철강사/강관사가 있는 경북, 전라, 충북을 중심으로 지역발전이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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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2022-05-09 11:12:55
좋은 기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