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소, 조기 정상화 위해 全 수단 총동원

포항제철소, 조기 정상화 위해 全 수단 총동원

  • 철강
  • 승인 2022.10.21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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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박재철 기자 parkjc@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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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 더욱 빛을 발하는 직원들의 기지로, 복구 작업에 효율 더해

수해로 49 년 만에 공장 조업이 전면 중단됐던 포스코 포항제철소 ( 소장 이백희 ) 가 차츰 복구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 이색 아이디어로 제철소 정상 가동에 기여한 직원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

제강 공정은 제품이 쉽게 깨지거나 부스러지지 않도록 쇳물 내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응고시켜 반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이다 . 하나의 철강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제선 , 제강 , 압연 공정의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 제강공정이 멈추게 되면 고로에서 쇳물을 생산해도 , 이송할 곳이 없어 제품 생산이 마비될 정도로 철강 생산 공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 고로 가동 일정에 맞춰 제강 공정도 함께 가동해 쇳물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 고로에 비해 제강공장 침수 상황이 심각해 복구에 수일이 걸리는 상황이었다 .

2 제강공장 직원들은 며칠 동안 쪽잠을 자며 밤낮없이 복구 작업에 몰두했지만 , 공장 전기가 끊겨 조명조차 없었으며 공장 전체에 물이 1m 높이까지 차오르는 등 배수 작업에 엄두조차 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 이에 직원들이 떠올린 묘수는 바로 ‘ 전기차 배터리 ’ 였다 .

정전으로 배수용 수중 펌프를 가동할 수 없게 되자 전기차 배터리를 전원으로 이용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온 것이다 . 2 제강공장 김태우 부공장장은 제철소가 정전되자 본인 소유의 전기차 배터리를 연결해 임시방편으로 공장에 전기를 공급했고 , 어두운 작업환경에 불을 밝힐 수 있었다 . 뿐만 아니라 전기차를 소유한 직원들의 전기차 배터리를 활용해 수중 펌프를 가동하고 , 소형 펌프에 전원을 연결해 전기가 끊긴 상황 속에서도 배수 작업에 한층 속도를 낼 수 있었다 .

김태우 부공장장은 “ 낮에는 배수펌프를 가동하고 밤에는 사무실 불을 밝히는 데 전기차 배터리를 활용했다 " 며 “ 배터리가 방전되면 인근 충전소에서 차를 다시 충전해와 시급한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 " 고 회상했다 .

고추 건조기를 활용해 기판 건조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협력사 직원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 이번 수해로 전기 , 전자 제어장치들은 큰 피해를 입었다 . 특히 , 전기 , 전자 설비의 핵심 부품인 제어 기판은 물에 닿은 채로 방치되면 부식이 돼 복구가 영구적으로 불가능해져 신속히 세척한 후 건조해야 한다 .

직원들은 침수된 장치를 하나하나 분해해 물로 청소한 후 헤어드라이어와 온풍기를 활용해 건조작업을 했으나 , 수많은 제어 장치를 수작업으로 말리기에는 역부족이었으며 작업 속도가 느릴 뿐 아니라 구석구석 남은 물기를 싹 제거하기가 어려웠다 . 이때 에어컨 정비 전문 협력사인 ‘ 아이랙스 ’ 의 김태복 과장이 고추 건조기를 활용해 에어컨 안의 제어용 기판을 건조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 고추 건조기를 활용하면 직원들이 직접 건조 작업을 하지 않아도 한 번에 대량으로 제어용 기판 건조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

김태복 과장은 고향 집에서 사용하던 농기계인 고추 건조기를 직접 싣고 와 전기 수리공장 한쪽에 설치하고 , 바로 대량으로 제어용 기판 건조를 시작했다 . 직원들은 그동안 기판의 세정과 건조를 한 개씩 수작업으로 하던 비효율적인 방식을 벗어나 , 낮에는 기판의 세정 작업에 집중한 후 퇴근 무렵 고추 건조기에 기판을 넣었다 . 다음 날 아침 물기가 바싹 마른 건조된 기판을 꺼낸 뒤 작업을 계속 이어갈 수 있어 , 설비 건조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

전기 , 전자 제어장치를 담당하는 EIC 기술부의 한 직원은 “ 건조가 시급한 기판들을 말리려 개인 소유의 농기계를 활용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내고 빠르게 실행에 옮긴 아이랙스 김태복 과장께 감사하다 .” 며 “ 보이지 않는 곳에서 큰 활약을 이어가는 헌신적인 협력사 직원들 덕분에 제철소 완전 복구가 멀지만은 않게 느껴진다 " 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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