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KS H형강 건설 현장 불법 사용 의혹... 국민 안전 위협

비KS H형강 건설 현장 불법 사용 의혹... 국민 안전 위협

  • 철강
  • 승인 2023.03.1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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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박진철 기자 jcpark@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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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편법 철강재 사용 의혹 확산... 건설 현장 공공연한 비밀
건축 구조물 사용 불가 비KS SS400 형강 수입량 갈수록 늘어 
국민 안전과 맞바꾼 수익성 경도... 지도·감독 강화해야

수입산 H형강 문제가 또 불거지고 있다. 과거 중국산 부적합 철강재가 수입돼 안전성 문제를 일으킨 사례가 많았다. 이러한 중국산 저가 철강재는 덤핑 판매로 시장 가격을 교란시켜 결국 반덤핑 제소로도 이어졌다. 이후 결국 중국산 H형강은 쿼터나 가격 가이드라인을 도입해 수입 물량을 제한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번 기사에서는 끊이지 않는 중국산 불법·편법 수입재 사용 의혹을 다뤄봤다. 


■ 끊이지 않는 중국산 불법·편법 사용 의혹

심지어 지난해에는 중국 진시스틸이 형강 제품에 '마구리판'을 덧대어 편법 수입한 사례도 발견됐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진시스틸에서 국내로 들어온 이러한 편법 철강 구조물은 1만톤가량이다. 이 제품은 300*300 H형강 양쪽 끝에 소위 ‘마구리판’이라고 부르는 철판을 용접한 제품으로 토목 현장에서 주로 활용된다. 국내서 사용하는 일반 구조용 H형강과는 활용도 측면에서 다르다. 만약 들여온 용도대로 사용된다면 문제가 없지만 과거에 마구리판을 용접한 중국산 철강 구조물이 국내에 수입되어 마구리판을 제거한 뒤 시장에 편법으로 유통됐던 사례가 있어 부적합 사용 의혹을 강하게 받았다.  

최근 철강업계에서는 건축 구조물에 사용할 수 없는 비KS 제품의 국내 수입량이 늘어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들 비KS 제품은 구조물로 사용할 수 없지만 국내 중소형 건설 현장에서 구조물로 사용되고 있다는 의혹 또한 제기되고 있다.

2021~2022년 SS400 H형강 수입량은 총 89만6천톤이다. 이 중 비KS 규격인 JIS 제품이 42만천1톤으로 전체 수입량의 47%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이들 제품은 대부분 일본과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다.

 

중국산 H형강.
중국산 H형강.

 


■건축 구조물 사용 불가 비KS SS400 형강... 업계 공공연한 비밀

현재 국내 건축/토목에서 사용하는 구조용 형강은 총 4개 강종(SS, SM, SHP, SHN)이 있다. 하지만 국내 강구조 관련 설계 기준에서 SS400과 같은 구KS 강종은 기준서상에서 별도로 제시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모든 국내 토목/건축 설계에는 KS개정 전 SS400강종이 아닌 신KS 기준으로 설계하도록 규정이 되어 있다. 

또한, 비KS인 JIS H형강은 KS H형강과 R값(곡률)의 국가 표준이 다르기 때문에 단면적, 단위무게 및 단면계수의 차이가 발생하여 구조 설계와 시공 시 오차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그러나 현재 인천, 평택항을 통해 수입되고 있는 SS400 형강 제품은 항복강도가 SS275대비 40MPa이 낮기 때문에 KS제품 대비 동등 이상의 성능을 확보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또한, 국내에서 SS 강종은 비용접용으로 기준이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마구리판을 용접해 수입하는 H형강은 그 용도대로만 사용해야 한다. 즉 마구리판을 떼어내고 구조물로 사용하는 것은 불법에 해당한다. 

수입량으로 볼 때 SS400 강재는 2022년에만 약 23만톤이 들어왔기 때문에 건축구조물에 쓰이지 않고 부자재용으로만 모두 활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만약 정부와 철강협회에서 엄격한 현장 조사와 관리 감독을 진행한다면 현장 적용 사례를 적발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이들 수입품이 건축구조물에 사용되고 있다면 이는 규격에 맞지 않는 제품이 사용되는 것으로, 결국 건축물과 국민의 안전해 위협이 될 수 있다. 

 

 

■국민 안전과 맞바꾼 수익성... 비규격·편법 사용 지도·감독 강화해야

철강 수입업체가 KS규격 제품이 아닌 비KS 제품을 건축물의 구조용으로 적용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앞다투어 SS400 제품을 수입하는 것은 결국 가격 때문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문제 소지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수입하는 것이다. 최근 수입산과 국내 제품의 유통가격 차이는 톤당 10만원 수준이다. 10만원의 수익과 국민의 안전을 맞바꾸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튀르키예 지진 사태를 통해 부실하게 건설된 대부분의 건물이 지진으로 붕괴되는 것을 많이 목격했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사진을 보면 주위 대부분 건물은 무너졌는데 한 건물만 무너지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건물은 바로 토목공학 관련 오피스 건물이었다. 국민들이 사용하는 건물은 부실이 난무했지만 토목 공학 오피스 건물은 제대로 지은 셈이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지진으로부터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최근 몇 년간 포항에서 다수 지진이 발생했다. 또한 전국 곳곳에서 3.0 이상의 지진이 시시때때로 발생하고 있다. 이제는 언제 어디서 지진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경각심을 가지지 않고 지진을 미리 대비하지 않는다면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 결과는 암울할 것이다. 국민이 안전이 위협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적으로 건축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규정에 맞는 구조물을 사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기본적으로 건축물 안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구조물이라도 규격에 맞는 제품을 써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건축구조물 설계 관계자는 "현재 모든 설계는 KS 규정에 맞춰서 진행하고 있으며 비KS 제품은 원천적으로 설계 프로그램에 반영할 수 없다"면서 "건설 현장에서 KS 규정에 맞도록 건축할 수 있도록 지도 및 감독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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