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기근’에 직면한 CHQ업계

2008-07-17     방정환

소재재고 적정수준 크게 밑돌아
"가격보다 수급이 더 큰 문제”

 

 수입선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도 예년에 비해 수입물량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냉간압조용강선(Cold Heading Quality, CHQ)업체들이 심각한 소재부족 현장을 겪고 있다.

국내에서 공급받을 수 있는 소재가 포스코와 포스코특수강으로 한정된 상황에서 일본과 중국으로부터 들여오던 수입물량이 올해 들어 급격히 감소하면서 각 사마다 소재재고가 짧게는 1-2일분, 길어야 2주분에 그칠 정도로 심각한 소재난에 허덕이고 있다.

경남지역의 모 업체의 경우는 심각한 상황이다. 소규모이긴 하지만 3주분을 적정재고로 삼고 있는 이 업체는 소재가 바닥나 ‘당일입고, 당일생산’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생산 뿐 아니라 판매계획 수립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족한 소재를 비축하기 위해 수입선재를 백방으로 알아보고는 있지만 바로 수급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가격마저도 국내가격에 비해 톤당 20-30만원이 비싼 탓에 구매할 엄두를 못내고 있다.

업계 전체적으로 보더라도 수입선재 비중이 40-50%에 이르는 상황에서 큰 폭의 가격 상승세와 물량 감소의 악재가 동시에 발생함으로써 지금과 같은 ‘소재기근’에 이르게 됐다.

게다가 포스코가 내수 수요를 위해 수출물량을 내수로 전환하고, 고정고객사 물량을 일부 할애하면서 경매물량을 소폭이나마 늘리기는 했지만 수입선재의 공급 부족분을 충족하기엔 모자란 상황이다.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포스코특수강 소재가격이 포스코에 비해 톤당 20만원가량 비싸 선재 내수가격에도 큰 차이가 있고, 수입재 가격 역시 포스코에 비해 여전히 10-20만원 비싼 형국이다. 소재가 부족하니 비싸더라도 수입재를 사다 써야겠지만 높아진 제품원가를 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보니 그마저도 여의치 않게 됐다. CHQ 수요처인 파스너업계가 완성차 메이커로부터 단가인상이 요원해 가격인상에 대해 반발이 심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중국의 경우 내수가 타이트하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가격에 물량을 확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포스코가 생산량을 늘리면 좋겠지만 이마저도 요원한 일이라 그저 막막하기만 할 뿐”이라고 호소했다. 

 

방정환기자/bjh@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