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價 숨고르기다, 회복 대비해야

2008-08-14     정하영

 

지난해 4분기부터 숨 가쁘게 이어온 세계 철강재 가격의 상승 랠리(Rally)가 드디어 마무리 되는 모습이다.
  8월 초순까지도 미국 시장에서는 상승 분위기가 남아 있었지만, 8월 11일 조사한 스틸벤치마커는 미국의 열연강판(HR) 가격도 지난번 조사치보다 1.2% 하락한 1,189달러로 내려앉았다고 전했다. 유럽은 4주 연속, 중국은 이미 6주째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결론적으로 전 세계 철강재 가격 추세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무려 3분기 남짓한 오랜 상승을 마무리하고 조정 국면에 들어선 철강시장을 보면서 올라가는 것은 결국 떨어진다는, 달이 차면 기운다는 진리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그 짧지 않은 시간동안 세계 철강산업은 열연강판 등 주요 철강재 톤당 가격이 1천 달러를 돌파하는 사상 초유의 경험을 했다.
  더불어 불과 7~8년 전인 2000년대 초반까지 공급과잉에 따른 낮은 가격, 그리고 채산성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온통 회색빛 일색 속에 설비능력 삭감을 논의했던 것이 우리 철강업계였다. 

  그런 철강산업은 지금 활기에 넘치고 있다. 생산량은 7~8억톤에서 지금 15억톤을 바라보고 있으며 수년 내에 20억톤을 넘어설 것이라는 희망찬 전망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장기 추세 선에서 철강재 가격의 종전 하한가는 2002년초 기록했던 열연강판 톤당 180달러였다. 그러던 것이 지금 가볍게 1,000달러를 넘어섰다. 그에 따라 매출 규모나 이익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으며 이제 세계 철강사들은 철강산업의 이미지 개선, 환경 문제 대응, 우수 인력 확보 같은 좋은(?) 일들을 추진하는 여유를 갖고 있다.   

  한마디로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와 같은 변화가 우리 주변에서 그대로 실현되고 있음이다.
  여하튼 작금에 이르러 세계 철강가격은 하락 추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이를 대하는 세계 철강업계의 모습은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다.
  그 근본 원인은 이번 가격 하락이 말 그대로 단기조정에 그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우선 가격은 그야말로 수급 상황의 반영이다. 공급이 우세하면 가격은 내려가고 수요가 우세하면 상승한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여러 가지 요인들에 의해 등락을 보일 수 있지만 중장기적인 가격 변동 요인은 수급, 그것 하나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현재 세계 철강시장의 수급상황은 여전히 수요가 공급보다 우세하다.
  실제로 2012년까지 5년 동안의 수요, 공급 상황을 분석해 보면 공급(생산) 증가율은 연평균 3.8% 정도인데 수요는 5% 정도가 예상되고 있다. 그만큼 현재의 부족 상황이 계속된다는 이야기가 된다. 

  따라서 이번 가격 조정은 수급 상황 변화가 아닌 기타 요인에 의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중국의 수출 증가로 볼 수 있다. 또한 장기 대폭 상승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도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지난 6월부터 대폭적인 가격 하락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는 WSD의 피터 마커스는 9~11월 725달러 정도를 주장하고 있다. 다소 지나친 전망이라고 할 수 밖에 없으며 마커스의 오류는 중국에 대한 평가가 너무 부정적인 것에 기인한다고 생각된다. 

  여하튼 이번 조정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이미 그 이후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정하영기자/hyjung@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