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건설, 체감경기ㆍ지표 모두 부진"

2008-09-25     방정환

건산硏 김현아 연구위원 "상반기와 다른 양상"
상반기 실질지표는 상승세, 하반기엔 동반 부진
물가상승과 금융불안이 악재로 작용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가 국내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9월 금융위기설’이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대외 환경이 급격하게 나빠지면서 이 위기설은 이제 금융에 국한된 것이 아닌 ‘실물경기 장기 침체’를 우려하는 상황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건설경기 역시 장기 침체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2000년 이후 부동산경기 호황의 직접적인 수혜를 누려온 건설경기는 부동산경기의 위축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새 정부 출범 이후 각종 부동산 규제완화의 소식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의 불안, 전반적 내수경기의 침체가 가시화되면서 건설·부동산경기는 모두 좀처럼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발간하는 경제이슈논평에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위원은  "하반기 건설 및 부동산경기는 상반기와 사뭇 대조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상반기의 체감경기는 악화일로였으나 실질적인 지표는 미분양을 제외하고는 주택가격지수나 건설 수주실적 모두 상승세를 나타냈다"면서 "그러나 하반기 들어 건설 및 부동산경기는 체감경기 침체는 물론 지표도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건설경기의 선행지표인 국내 건설 수주실적은 2008년 1∼7월 비주거용 부문이 호조세(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임에도 불구하고 주거용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하고 토목 또한 전년 동기 대비 8.1% 감소하면서 지난해 대비 총 수주실적이 2.8% 감소한 61조8,086억 원에 그쳤다. 경기동행지표인 건설투자(2000년 불변가격, 원 계열 기준이며 건설수주는 경상금액 기준임)도 마찬가지다.

최근 발표된 한국은행의 2008년 2/4분기 국민계정 잠정치에 의하면 2분기 건설투자는 지난 1분기(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에 이어 1.2% 감소하면서 올 상반기 총 건설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토목투자는 2007년 3분기부터 4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주거용 건설투자도 2007년 2분기부터 총 5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오랫동안 이어지는 감소세이다.

◇ 건설 및 부동산경기 하강국면, 물가상승과 금융불안이 악재로 작용

김 연구위원은 "현재의 건설 및 부동산경기는 하강국면임이 분명하고, 핵심지역의 가격하락과 중견 건설업체의 부도 위기감이 고조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면서 "더욱이 지방의 경우에는 이러한 침체국면이 2~3년 전부터 이어졌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고, 수도권은 오히려 정도가 덜하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 및 부동산경기는 이미 작년 초 주택경기 후퇴로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현재는 오히려 바닥이 언제이고, 가격이 어느 시점에서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인지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지만 국제 금융위기와 고유가로 실물경기 침체가 가시화되자 이제는 저점이 어디인지 가늠하기조차 어렵게 됐다는 설명이다.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세제완화가 본격 시행되는 내년 상반기가 되더라도 시장분위기가 획기적으로 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들이 과거와 같이 공격적인 주택담보대출을 시행할 가능성도 높지 않아 건설 및 부동산시장의 수요자·공급자 모두 자금조달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