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관 세미나와 쉘 김동섭 박사

2008-11-04     정하영

강관 고부가화 및 판매를 위해 진정한 노력을 해왔는가?

  지난 22일 포스코센터에서는 제 4회 강관산업발전세미나가 한국철강협회 강관협의회 주최, 한국철강신문 주관으로 열렸다.

  에너지와 강관이라는 예년에 비해 다소 협소한 주제였음에도 예상 외로 많은 관계자들이 참석해 주었다. 또 현 강관협의회 회장인 세아제강 공원일 사장을 비롯한 10여명의 주요 강관사 대표들이 함께 자리를 해줌으로써 아주 성공적인 세미나가 되었다.

  특히 세미나의 성공은 최종 마무리 시간까지 다른 어느 세미나보다도 많은 참석자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었음은 물론 적지 않은 질의응답이 계속된 면에서도 좋은 세미나였음을 입증해 주었다.

  이 행사를 개최하기 위해 무려 6개월여에 걸쳐 많은 아이디어 도출과 회의 등을 통해 준비하고 점검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은 강관협의회 실무자들과 기술위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바다.

  이번 행사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은 세계적 석유회사인 쉘 미국 연구소에 근무하는 김동섭 박사의 주제발표와 설명도 큰 요인이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김 박사는 경북 포항 출신으로 쉘 사에 근무하면서 특히 강관 관련 분야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다소 특이한 인물이다.

  주제발표 내용을 보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세계적 석유회사들의 엄청난 매출과 이익 규모는 물론 장래를 대비한 엄청난 투자와 인력 등을 정확하게 알려주면서 새삼 그들의 규모와 능력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2030년에도 화석 에너지가 여전히 인류 에너지의 주를 이룰 것이며 통상 80%, 아무리 적어도 최소 60% 이상은 화석연류가 여전히 최대 에너지원으로서의 위치를 점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었다.

  이는 앞으로 대체 에너지, 그린 에너지를 단기간 내 확보하지 못하면 마치 큰 일이 날 것처럼 주장하면서도 실질적인 진전은 별로 이루어 내지 못하고 있는 정부나 몇몇 학계, 연구계 관계자들의 호들갑에 침착한 충고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두 번째로 쉘 사를 비롯한 대형 에너지 회사들에 있어 앞으로 강관 수요는 엄청날 것이란 사실을 전해주었다.

쉘 사 역시 그러한 강관 수요 증가를 예견하고 강관 공급사를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러한 노력의 대상으로 한국 강관사들은 제대로 명함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김 박사는 이 대목에서도 특유의 침착성과 부드러움을 잃지 않았지만, 그 내용은 실제로 국내 강관사들에게 엄청난 꾸짖음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실제로 적지 않은 중국 철강사들이 쉘 사의 새로운 강관 공급사로 등록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지만 한국 강관사는 없다는 사실을 지적했기 때문이다. 

  국내 강관사들은 중국 등 새로운 강관 공급업체들의 등장과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주장해왔다. 고부가가치 강관의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유정관, 송유관 등 석유가스용으로 사용되는 강관들이다.

  그런데 그 석유가스용 제품을 사용하는 쉘 사 책임자의 이날 발표내용은 도대체 국내 강관사들은 그와 관련돼 무엇을 하고 있는지 반문하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조국을 사랑해 어려운 자리에 참석한 김 박사에게 찬사를 보내면서, 김박사를 초빙하여 실제 우리의 문제를 덮지 않고 노출한 우리 강관사들이기에 그래도 희망은 있다는 충고를 보낸다. 


정하영기자/hyjung@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