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샌드위치 패널 납품업자 경찰에 적발

2008-12-29     김국헌
광주시 광산구 평동산단 입주 공장에 난연(難燃·불에 잘 타지 않음) 기능이 전혀 없는 가짜 `샌드위치 패널'을 납품ㆍ시공한 업자 등 24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광주지방경찰청은 29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건축법 위반 등 혐의로 샌드위치 패널 제조업체 D사 대표 오모(40)씨와 시공업체 J사 대표 김모(49)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현장 감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건축사 조모(41)씨 등 11명과 가짜 난연 자재를 납품받은 공장 대표 8명 등 관계자 21명은 관계기관에 통보해 재시공 등의 행정조치를 받도록 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오씨와 김씨 등은 1천㎡ 이상 규모의 공장에는 내부마감재로 난연 기능이 있는 샌드위치 패널을 의무적으로 써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지난 6월 난연 기능이 전혀 없는 일반 스티로폼 패널을 평동산단 내 8개 공장에 공급ㆍ시공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샌드위치 패널은 철강 판 사이에 스티로폼, 우레탄 등을 넣은 단열보온재로 가짜를 사용하면 비용은 덜 들지만 난연 효과가 없어 화재 시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오씨는 또 가짜 패널을 진짜로 속이려고 일반 스티로폼에 난연 본드를 바른 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시험기관에 보내 `정품'이라는 시험성적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샌드위치 패널이 외관상 난연성 여부를 식별하기 어려운데다 공무원도 감리 보고서만 보고 건축물 사용 승인서를 발급하는 점을 악용했다고 설명했다.

건축사 조씨 등은 공무원을 대신해 현장 감리를 벌이면서 건축자재의 적합성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공장들도 공사비의 10%를 줄이려고 정품 대신 가짜 패널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샌드위치 패널은 급격한 연소 확대와 화재 진압이 어렵다는 특성 때문에 재산피해는 전체 화재의 30%를 차지하고, 발생건수는 6.9%에 이른다"며 "경기도 이천 냉동창고 화재처럼 평동산단에도 대형 화재가 발생한다면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연합뉴스)


김국헌기자/khkim@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