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회장 내정자 확정을 보면서

2009-02-03     정하영

포스코 차기 회장 내정자로 포스코건설 정준양 사장이 결정됐다.

그동안 적지 않은 소문과 억측으로 인해 다소 불안했던 포스코와 국내 철강업계도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불안과 혼동의 기간을 최소화 하도록 애쓴 관계자들, 특히 CEO후보추천위원회 사외이사들의 노고와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

현재 국내외 철강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위기에 처해 있다. 창립 40년이 넘는 포스코가 사상 처음으로 감산에 들어갔다는 사실이 작금의 어려운 상황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경제 및 산업의 큰 축을 떠받들고 있는 포스코의 새로운 회장으로 경험과 능력이 부족한 인물이 정치적 이유로 선임된다면 그야말로 큰 일이 아닐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다행스럽게도 포스코 CEO후보추천위원회는 4차례의 회합 끝에 외부 인사를 배제하고 2명의 내부인사에 대해 최종면담과 협의를 거쳐 합리적으로 최종 후보를 확정했다. 이번에 내정된 정준양 사장은 그야말로 순수 철강인이다.
제강부장 등 현장에서 조업과 기술을 담당하고 관리하면서 성장한 엔지니어 출신으로 EU사무소장 등을 역임하면서 글로벌 경영감각을 체험했다.
또 제철소장과 생산기술부문장, 또 대표이사 사장으로서 차기 CEO 역량을 축적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포스코건설에서도 CEO로서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는 것이 내부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그런 정 내정자 앞에 놓여 있는 과제들은 결코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불황을 극복해내야 한다. 특히 단순한 위기 극복이 아닌, 비약적 성장기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포스코체질상 다소 부족했던 해외 철강사나 원료 공급사에 대한 M&A를 활성화시키는 등 규모 확대와 안정적 원료 확보 기반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진행이 더딘 인도와 베트남 제철소 건립 건도 서둘러 방향을 잡아야 할 일이다.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일 중의 하나가 바로 철강업계의 리더로서 상생과 조정자 역할이다. 포스코 회장은 당연직으로 한국철강협회 회장이 된다. 그만큼 업계 구심점으로서의 명분과 책임, 그리고 능력이 주어진다. 사실 냉연판재류 등 여타 철강사들과 포스코의 관계는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를 회복시켜 포스코 뿐만 아니라 철강업계 전체적으로 불황 극복과 중장기적 경쟁력 강화가 이루어지도록 선도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철강업계는 물론 조선, 자동차 등 관련 산업과의 협력과 신뢰 체제 구축, 해외 철강재로부터 국내 시장을 안정화시키는 역할도 주어진 몫이다.
우선 수장 교체과정에서 흔들린 조직을 바로잡고 내부 구성원들의 일체감을 회복시킬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더불어 외풍, 특히 정치권의 입김에서 자유로운 독립적 경영체제 확립이 필요하다. 그래야 글로벌 기업 포스코에 대한 신뢰와 높은 평가가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들을 감안할 때, 가장 최적의 인물이 내정자로 확정됐음은 정말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정하영기자/hyjung@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