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산업 전망①>"철강시장, 수급과 교역환경이 결정"

2009-02-05     심홍수

POSRI 탁승문 센터장, 조달청 비철금속 세미나 발표


2009년 철강시장 향방에는 교역환경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포스코경영연구소(POSRI) 탁승문 센터장은 5일 개최된 제2회 조달청 비철금속 세미나에서 '09년 철강산업 동향 및 전망'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갖고 이 같이 전망했다.

탁 센터장은 향후 세계 철강산업은 수급과 함께 수급 격차와 교역환경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탁 센터장의 발표에 따르면 수요측면에서 살펴보면 자동차는 초유의 복합 불황으로 미국(-29%)과 한국(-6.9%) 등지에서 생산 감소가 심화되는 한편 조선 역시 발주량이 35%에 이르는 급감에 이어 2008년 11월까지 벌크선 300척 발주가 취소되는 등 기존 발주 물량에 대한 취소 사태도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수요 산업의 침체로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철강 수요의 동반 약세가 예상되고 있다. 미국과 EU 27개국, 일본 모두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한 가운데 BRICs를 비롯한 기타 신흥국들도 원자재 가격 하락 및 건설 수요 둔화, 자금경색에 따른 제조업 위축, 수출 부진 등으로 철강 수요가 정체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함께 국내 철강 수요도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탁 센터장은 우리나라 철강 수요가 내수와 수출의 동시 침체로 후판을 제외한 전 제품에서 나타나 국내 철강 수요는 5.9%에서 최대 9.5%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감산 기조의 유지와 함께 업계 재편의 속도 및 폭이 시장 회복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됐다. 탁 센터장은 시황이 개선돼 증산 기조로 전환될 경우 하반기 이후 공급조절 실패로 최악의 시나리오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감산 기조를 유지하며 하반기에 발생할 증산 압력에 대해 업계 재편으로 대응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탁 센터장은 업계재편이 신속하고 폭넓게 이뤄진다면 공급여건이 소폭 개선되겠지만 진행이 지지부진할 경우 공급여건 악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철강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통상마찰 증대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도 향후 철강 시장에 중대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의 초과 공급량 확대 속에 CIS 및 일본의 수출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한편 EU, 동남아 등 전통적 수입국의 수입 여력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보호주의 무역의 강화가 세계적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탁 센터장은 이 같은 현상을 "수요 감소로 축소된 자국 시장의 문을 굳게 걸어 잠그면서 상대방 시장을 넘보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탁 센터장은 선진국의 수입 규제 강화로 인해 중국의 초과 물량이 동아시아 지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같은 통상마찰 증대가 우리나라 및 동아시아 시장에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심홍수기자/shs@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