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스크랩 시장 급변에 적극 대응해야

2009-02-18     정하영

지난해부터 철스크랩 시장은 가격 급등락 움직임만큼이나 이해가 극한적으로 상충되고 있다. 
  가격 폭등 시에는 구매하고 싶어도 물량을 내놓지 않아 매입을 못한 적이 있는가 하면, 반대 상황일 경우 입고제한으로 스크랩 업계는 애간장을 끓여야 했다. 

  이런 수급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철스크랩을 조달 비축물자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철스크랩의 특성상 비축물자 운용이 쉽지 않다는 난제도 있고 업계의 찬반양론도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최대 구매자인 현대제철과 같은 경우에는 자구 차원에서 향후 철스크랩 재고를 100만톤까지 끌어올려 수급 및 가격 불안에서 탈피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만큼 철스크랩의 안정적 확보는 전기로 제강사, 나아가 국내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임에 분명하다. 
  잘 알다시피 철스크랩은 아직 자급이 어렵다. 대략 수요의 20~30% 정도가 부족해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 2008년 철스크랩 수입은 국내 수요증가로 전년대비 무려 7% 정도 증가한 685만톤에 달했다. 

  특기할만한 사실은 미국산(279만톤) 수입이 크게 늘어난 반면 일본산(216만톤)은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또한 러시아산 수입 역시 크게 늘어 117만톤 정도가 수입됐다. 이들 3개국이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90%에 달하고 있다. 
  사실 철스크랩의 경우 국내산 가격보다 수입산 가격이 아무래도 높다. 그러나 국내 여건상 700만톤 내외의 부족분은 수입할 수밖에 없고 정부에서는 능력이 있는 대형 제강사들이 수입에 적극 나서 수급안정을 기해줄 것을 권유하고 있다. 그래서 현대제철의 경우 수입비중은 거의 50%까지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만큼 수입 철스크랩의 안정적인 확보도 국내 철스크랩 시장의 수급 안정을 위해서 필수적인 사안임에 분명하다. 
  그런데 최근 러시아의 철스크랩 수출이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가스 등 자원 유출 규제 및 무기화를 꾀하고 있는 러시아 정부가 철스크랩에도 같은 규제의 칼을 빼들은 것이다. 

  우선 철스크랩 수출을 극동 캄차카 반도에 있는 캄차트스키항에서만 가능하도록 하는 법령을 제정한 모양이다. 오는 3월 30일부터 이 법령이 시행되면 추가 운송비는 물론 SOC부족으로 물동량이 극도로 제한돼 실제 수출 가능량이 대폭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러시아 정부의 스크랩 수출 규제의 또 다른 목적 중에 하나는 극동지역 해군력 증강을 위한 복안 중에 하나라는 것이다. 그와 관련 기존 수출항구인 블라디보스톡에 추가로 철스크랩 수출항이 1개소 오픈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또 러시아 철스크랩을 수입하기 위해 국내 유명 철강업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소문도 있다.  

  이러한 여러 국내외 상황 변화에 대비한 철스크랩 업계 및 제강사들의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하영기자/hyjung@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