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철강사의 불황 극복 전략
2009-02-25 정하영
국내 철강사들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으며 상당수 철강사들은 지난 11월 이후 수익 확보도 어려운 형편이다. 일부 수입 유통업체들을 시작으로 자금난에 따른 부도도 빈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불황으로 세계 각 국이 모두 어려운 상태지만 우리와 가장 깊은 관계인 중국과 일본을 살펴볼 필요성과 가치는 충분하다.
중국은 거의 5억톤 대로 늘어난 생산과 수요로 세계 철강시장의 40%를 차지하게 됐다. 그러나 움츠러든 수요는 그 규모만큼이나 공급과잉을 유발시키고 있으며 가격은 형편 무인지경으로 폭락해 바닥을 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 철강사들이 더욱 적극적인 수출 증대 전략을 펼 경우 세계 시장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은 별로 상상하고 싶지 않다.
특히 발빠른 생산량 조정에서 알 수 있듯이 그들의 정보에 대한 중요성 인식과 높은 획득 능력, 또 그를 활용하는 능력은 이미 우리를 앞서 있는 듯하다. 실로 걱정이 되는 일이다.
그러나 일본 철강사들의 불황 극복 전략을 보면 중국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일본 철강재 가격은 이 불황기에 세계 최고가를 유지하고 있고, 수출시장에서는 가격 불문, 물량 우선의 정책으로 선회하고 있다.
1980년대 이미 수요 감소와 넘치는 생산능력으로 인해 감산과 폐쇄를 경험했던 그들이기에 불황 대책은 실로 발 빠르고 철저하다는 느낌이 들 정다.
2008년 하반기(회계년도 기준, 08년 10월~09년 3월)에 무려 1천만톤을 넘어서는 상당량의 감산을 신속하게 발표하면서 수급 조정에 나서 국내 가격을 안정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고, 수출 시장에서는 먼저 저가 전략 실행으로 수주량을 확보하고 있다.
그들의 전략은 내수 공급량 감축으로 가격을 최대한 최장 기간 유지하여 수익성을 확보하고, 수출은 물량 우선주의로 한계원가를 극복할 수 있는 가동률을 확보한다는 2가지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그들 시장의 폐쇄성 때문이다. 수입 철강재가 자리를 잡지 못하니 국내산 철강재의 가격 유지가 가능하다. 하지만 신속하고 단호한 전략 수립과 실행에서 우리는 타산지석(他山之石)의 예를 삼아야 할 것이다.
더불어 일본 수요가들의 철강사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의 원천은 과연 무엇인가 생각해봐야 한다. 철근 가격 인상, 열연강판 발주량 증가를 놓고 심각한 불만을 드러내거나 쉽사리 결정을 하지 못하는 국내 상황을 보면, 그 원인에 대한 분석이 더욱 필요하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