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원가 조업 시스템을 구축해야

2009-03-22     정하영

세계 철강업계가 재고 조정이 늦어지면서 예상보다 긴 감산체제가 계속되고 있다. 

  아세로미탈을 위시로 주요 철강사들의 감산은 수요 위축 국면에서 과거와는 다른 마케팅 전략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과거 세계 철강업계는 양 위주의 생산판매 정책에서 크게 탈피하지 못했으며 그것은 가격 하락과 수익성 악화를 초래해 철강산업 자체의 미래를 어둡게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경기침체에 대응한 발 빠른 감산 정책 실행은 양 보다는 이익 위주의 경영전략 전환을 그 바탕으로 자금력 확충 및 정보력 확산이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예상보다 깊고 긴 불황의 늪에서 철강 수요 급감은 발 빠른 철강사들의 감산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확보하는 것 자체를 쉽지 않게 만들고 있는 듯하다. 

  여하튼 세계적 감산 분위기 속에서 일본 주요 철강사들은 거의 50~60%에 불과한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최대 철강사인 포스코 역시 제품을 기준으로 20%를 넘는 감산 체제가 1분기까지 계속될 전망이며 4월에도 일단 가동률은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국내 여타 철강사들의 경우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 가동률 수준은 더욱 낮아 50~70% 정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현재와 같은 생존이 최우선 과제가 된 상황에서 최대 관건은 이러한 낮은 가동률 속에서도 수익성을 지속 확보할 수 있느냐가 될 전망이다.    

  우리는 과거 10여년 간의 장기 불황 속에서 일본 철강사들이 불과 70% 내외의 가동률을 갖고도 수익을 창출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특히 그들은 불황을 인내한 이후, 특히 중국 특수를 만끽하면서 꺼진 용광로의 불을 다시 지피고 최대 수익을 올리는 등 불황 이후를 최대한 즐기기도 했다. 

  그런 일본 철강사들도 ‘잃어버린 10년’을 넘어서는 수요 감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낮은 가동률 하에서도 생존해낸 경험이 있다. 그 생존능력에 대해 우리는 통상 ‘저원가 조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곤 한다. 
  다시 말해 저원가 조업에도 기술과 경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반면에 우리 철강사들은 대체적으로 저원가 조업에 익숙치 못하다. 이는 상대적으로 불황기의 생존능력이 높지 않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물론 더욱 중요한 것은 재무적 안정성이다. 이것을 보유한 업체라면 감산 체제, 저원가 조업에 대한 적응력을 신속하게 높여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불황에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정하영기자/hyjung@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