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사원의 지나친 충성심과 부메랑 효과
2009-03-25 정하영
다시 말해 구매 담당자가 구매하는 제품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거래 유통업체의 매입과 관련된 정보를 너무 자세하게 알고 있다는 말이다.
수요가 구매 담당자는 제조업체가 자사 대리점에 제공하는 공장도 가격(List Price)뿐만 아니라 강종이나 두께에 따라 특별히 가중되는 할증비용(Extra Charge)도 정확히 알게 됐다. 지식 정보화 시대에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이 정도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운반 조건은 물론 각종 할인 제도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고 있어 가격 협상을 하다보면 완전히 벌거벗긴 느낌이 들 정도라는 이야기다. 시황 할인, 물량(Lot) 할인, 후사절(Back D/C)이 무엇이고 어느 정도 적용되는지 까지도 잘 알고 있는 모양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과거와 같이 유통업체가 가르쳐주면서 가격과 판매 조건을 협상하던 시절은 완전히 옛날 이야기가 되었고 요즘에는 적정 마진 확보도 어려울 정도로 끌려가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우선 이렇게까지 구매담당자들의 정보력이 향상된 것은 우선 인터넷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정보의 보고인 인터넷만 잘 활용하면 제품 관련 지식은 물론 가격 동향에 대해서도 비교적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인터넷 철강 전문매체들의 역할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것은 정답이 아닌 모양이다. 문제는 새로운 철강 영업사원의 과잉 충성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몇몇 유통업계 지인들의 이야기다. 아직까지 경험이 일천한 영업사원이 거래처 확보라는 욕심에, 해서는 안 될 말까지 거래처 직원에게 알려준다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잘 알고 있고 또 솔직하니 우리와 거래하자고…
두 번째 공장도 가격에 대한 복잡한 할인 제도가 과연 실효성이 있는가, 업계에 도움이 되는가 하는 점이다. 요즘 시장 거래가격은 공장도에서 할인 몇%와 같은 방식으로 대부분 결정되고 있다. 무엇인가 제대로 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다.
세 번째로는 철강재 거래 시 과연 투명한 거래 관행이 제대로 세워지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아는 사람은, 또 목소리가 큰 사람은 혜택을 받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볼 수밖에 없는 것이 각종 할인제도다. 이런 방법이 판을 친다는 것은 투명함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것 아닐까?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 행위는 공급자와 수요가 사이의 신뢰와 협력의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다. 철강 시장에서 이런 관행이 제대로 자리 잡도록 우리 모두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필요 이상의 과잉 충성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음을 신참 영업사원들에게 교육하는 기회도 꼭 필요하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