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說’과 ‘출혈판매’

2009-03-30     방정환

최근 냉간압조용강선(Cold Heading Quality wire, 이하 CHQ) 업계에 구조조정 소문이 돌았다. 몇몇 업체가 M&A 매물로 나온 것이다. 매물로 나온 업체는 매년 이맘때쯤이면 어김없이 회자됐던 A사 외에도 B사와 C사도 포함됐다.
과거에도 이러한 소문이 없지 않았지만 근래 들어서는 제법 구체적인 논의가 오고 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앞서 거론된 A사는 이번에는 구체적인 인수가격까지 제시했지만, 인수의사가 있던 쪽과 가격에서 현격한 차이가 벌어져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B사와 C사는 A사 매각설이 퍼지자 B사와 C사에서도 시황 개선이 언제쯤 이뤄질지 종잡을 수 없는 현 상황에서 매각의사를 내비쳤다는 후문이다.
이번에도 한낱 ‘설(說)’에 그칠 수 있지만 해마다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던 CHQ업계로서는 불황기를 거치면서 사업 철수까지 고민하는 상황이 연출되는 셈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호황을 누린 탓에 적자였던 업체들도 지난해 모두 흑자로 전환됐지만, 반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 벌었던 돈을 쓰고만 있는 형국이라 유동성에도 문제가 생기도 있다.
너무나 극단적인 상황이다 보니 모 업체는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제품물량 소진에 몰입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 제품을 많이 팔려면 어쩔 수 없이 가격으로 경쟁하는 수밖에 없다.
복잡한 공정과정을 거쳐 생산되는 제품이다 보니 원자재 가격에서 차별성이 없다면 롤 이윤과 유사한 공정 이윤 축소 외에는 가격 인하의 답이 없는 것.
결국, 물량 소진에 매진하면 할수록 덤핑을 할 수밖에 없다. 경쟁업체보다 톤당 5~10만원씩 판다고 하니 시장이 혼란스러워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미 한계원가 수준이라 팔면 팔수록 손해인 상황이지만 유동성 확보를 위해선 출혈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불과 몇 년 전에도 모 업체가 유동성 위기로 덤핑판매에 나선 적이 있다. 이로 말미암은 여파는 금세 수그러들지 않고 꽤 오랜 기간 업계의 발목을 붙잡았다.
‘시계(視界) 제로’, 매각설과 출혈판매가 난무한 CHQ업계의 상황이 현재 그렇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오히려 기회가 만들어진다고 했으니, 이 위기를 극복하고자 서로 지혜를 모아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방정환기자/bjh@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