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시장·경쟁력을 확보하라

2009-04-04     정하영

  지난해 10월 이후 급속도로 움츠러들기만 했던 경제가 바닥에 도달했다는 징후들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벌써 6개월을 넘어서고 있는 극도의 불안감이 이제 어느 정도 진정돼 감은 그야말로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제 시장상황을 보더라도 이달 초만 하더라도 어두움 일색이었는데 다소 밝은 일들이 나타나고 있다. 인천 남동공단 가동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지난 3월초의 이야기였다. 그러나 현재는 업종에 따라 조금씩 회복되는 기미가 보이고 있는 모양이다. 

경제는 심리다. 따라서 긍정적인 분위기만이 불황 탈출의 모티브가 될 수 있다. 
건설 기성액이 지난 2월, 4개월만에 증가로 전환됐다는 이야기는 가장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통계청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2월 건설기성은 공공부문의 토목공사 실적 증가에 힘입어 전년대비 12.2%가 증가했다.

가장 어려움이 큰 냉연판재류 업계에서도 불황기 특수 품목인 통조림 수요 증가로 인해 석도강판의 가동률은 높게 유지되고 있는 모양이다. 국내 3월 참치와 햄 통조림 수요는 전년대비 각각 48%, 38%의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는 조사도 나와 있다. 
냉연 유통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전자, IT 등 대부분의 수요가 감소했지만 신권 발행에 따른 금전 자동출납기(ATM)와 사무용 가구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무용 가구는 정부의 소비 진작 차원에서의 교체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는 이야기다. 또한 LED TV도 컬러강판의 새로운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철강신문도 그동안 어려움 속에서도 선전하는 기업들을 찾아 소개하는 일을 꾸준히 해왔다. 
시장정보지인 스틸마켓만 하더라도 지난 1월호에 후육 강관의 숨은 강자 삼강엠앤티를 소개했다. API 대구경 후육 강관에 대한 탁월한 마케팅 능력을 십분 발휘, 상반기 전체 생산량을 웃도는 수주량을 확보했다는 이야기다. 이런 실력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포스코와 원자재 직거래에 성공한 것도 삼강으로서는 겹경사가 아닐 수 없다.

2월호에는 조립식 패널 전문기업인 엠스틸을 소개했다. 지붕재, 패널, 난간, 내장재 등 컬러강판을 사용한 모델하우스를 오픈해 이를 바탕으로 수요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나가고 있다. 4월호에도 중소 컬러강판 생산업체로 다품종 소량 생산과 초극박 접합기술 등으로 차별화에 성공한 아주스틸, 다양한 가공설비 보유로 경쟁력을 확보한 금속가공 전문업체인 삼미레이저, 또 자체 보호필름 부착설비 가동으로 역시 경쟁력을 제고한 냉연 유통업체인 신진스틸 등이 소개됐다. 

이러한 업체들의 공통점은 특화된 생산, 판매 전략과 원가 경쟁력 보유, 그리고 원스톱 서비스 체제 구축 등 특유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어려운 시기지만 이들은 판매 확대와 수익 창출, 신규 투자 등으로 불황기에 더욱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불황은 오히려 이들에게는 기회가 되어주는 것이다.
분명히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을 일이요, 불황에도 시장과 기회는 있음을 증명해주는 일이다.


정하영기자/hyjung@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