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냉연SSC의 한숨소리
2009-04-13 서의규
한 업체는 2005년부터 이익률이 계속 감소했다고 한다. 지난해 순이익률은 1% 남짓. 그것도 엔화 대출 환차손을 적용하면 적자다. 허울만 좋은 자동차 연계판매. 최근 자동차가 냉연SSC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제 현대·기아자동차 물량은 떠나가는 날만 기다리는 처지다.
그나마 기대를 걸고 있는 현대차 아산공장은 소나타 생산이 마음껏 따라 주지 않는다. 한국 사람은 울산에서 생산하는 제네시스가 비용을 조금 더 부담하더라도 선호하기 때문. 경인권에 위치한 국내 자동차 생산공장은 지금 초토화 수준이다. 현대와 기아차 물량을 현대하이스코에 내준다 손 치더라도 포스코 냉연SSC에게는 GM대우가 젖줄이었는데 이마저도 흔들리고 있다.
GM대우차는 한 달에 10일 공장을 가동하면 감지덕지다. 그나마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는 마티즈는 소형차 아시아 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어 가동률을 유지할 수 있다지만, 나머지 공장은 미국 GM 본사의 무력함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경인권에 몰려 있는 포스코 냉연SSC들은 덩해진 시장 나눠 먹기에 암묵적인 동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외국 자본이 어느새 국내 자동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현실. 국내 토종업체는 현대뿐이다. 이제 포스코는 삼성이든 누구이든 간에 원탁의 기사가 나타나기를 고대하고 있지만, 경기 불황의 늪은 깊다. 포스코가 도요타에 자동차강판을 납품하고 소니에 가전용 강판을 납품하게 된 일은 자랑스럽다.
하지만, 국내 토종 자동차업체에 비할 수 있겠는가? 어쨌든 포스코 냉연SSC는 갈림길에 서 있다. 자동차 연계판매 감소는 외형을 줄여야 한다는 얘기다. 연계 외에 일반 유통을 늘리려면 냉연업계 경쟁자를 물리쳐야 하는 상황에서 이제 외형 늘리기는 사실 어려워졌다.
이런 시점에서 은행은 야박하다. 슬쩍 신용등급을 내려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다. 자동차업체도 강판 가격 인하와 판매 급감이라는 이유로 원자재 구매를 전부 중지하기도 한다. 강판을 공급하는 국내 유일의 용광로 업체는 재고 및 실수요 현황을 철저히 파악해 SSC가 더 남는 장사를 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2009년 포스코 냉연SSC는 그 어느 때보다 업계의 비전을 고민하고 있다.
서의규기자/ugseo@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