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스크랩 시장 변화에 주목할 때

2009-04-27     정하영

  한동안 상승세를 보였던 국내 철스크랩(고철) 가격이 다시금 하락 전환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최근 국제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국산 철스크랩 가격이 더욱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인하를 결정했으며 가격 상승 기대감으로 철스크랩 유통이 원활하지 못했던 것도 가격을 인하한 이유라고 밝혔다.

  우리는 이번 가격 인하 이유 중 하나가 유통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비슷한 상황이 지난해 빈번했음을 우리는 최근 발표된 한국철강협회의 2008년 철스크랩 수급 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해 2008년 철스크랩 수급 상황은 총수요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입은 오히려 증가했다. 이는 국내 발생량이 감소했기 때문인데 발생량 감소는 철강사 자체 발생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시중 발생량이 더욱 큰 폭으로 감소한 탓이다.

  결국 지난해 국내외 철스크랩 가격의 지속적 상승과 대폭 하락에 따라 시장은 상당히 불안정한 상황이 반복됐다.
  즉, 제강사와 철스크랩 업체 간에 납품 지연과 입고 제한 등 비정상적 상황이 빈발했으며, 근본적으로 발생처의 가격 상승 기대감에 따른 출고 제한 등이 국내 시중 발생량 감소의 원인이 됐다.

  전문가들은 비정상적 수급 상황, 입고/출고 제한 등이 안정적인 시장체제 확립을 저해하는 극단적인 사례라고 지적하고 있다.
  더욱이 향후 국내 철스크랩 시장은 수요 측면에서 상당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선 2011년까지 국내 전기로 제강 능력은 현재보다 무려 1천만톤 가까이 증가하게 된다. 그만큼 수요가 급증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동부제철의 열연강판용 전기로(연산 250만톤)의 7월 가동과 지난해부터 합리화를 진행해오던 포스코 광양 미니밀이 4월말부터 재가동에 들어가는 등 고급 철스크랩 수요는 더욱 확연히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세아베스틸 등 특수강업계의 능력 확충, 한국특수형강 100톤 전기로 가동, 단조 부문에서의 대규모 상공정(전기로) 증설과 가동이 이어지면서 향후 고급 스크랩 수요의 지속적 증가를 예견케 하고 있다.

  이는 기왕에 고급 스크랩 위주의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국내 철스크랩 시장을 더욱 혼란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즉, 철스크랩을 품목별로 감안해 보면 지속적인 발생량 증가에 반해 일반 스크랩 수요는 크게 증가하지 않음으로써 전체 철스크랩 자급 시점인 2022년 훨씬 이전에 일반 철스크랩은 국내 자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반면 고급 스크랩의 경우에는 2022년 이후에도 상당 기간 자급이 불안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우선 올해 하반기부터 수급난 발생 등 국내 철스크랩 시장의 가장 큰 숙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철스크랩 비축사업이 다소간의 문제를 안고 있기는 하지만 이런 비정상적 상황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최근 스스로 먼저 변화해 인식전환을 이루어내겠다는 출사표를 던진 한국철스크랩공업협회 제 7대 이태호 회장 체제의 역할을 기대해본다.


정하영기자/hyjung@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