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또다시 정치에 휘말려선 안 된다
2009-04-29 정하영
결론적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포스코와 철강업계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수세에 몰린 야당이 국면 전환용으로 현 정권의 포스코 인사개입설을 들고 나와 여론몰이를 하려는 의도로 해석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당사자인 포스코로서는 그야말로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 아닐 수 없다.
국민기업으로서 외국인 지분 43%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이미지에 같은 사안으로 또다시 손상을 입히는, 자승자박(自繩自縛)과 같은 일임에 분명하다.
실물 차원에서도 40여년 만에 사상 처음으로 감산에 돌입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포스코지만 새로운 회장을 맞아 위기 극복과 그 후의 성장기회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정치권이 엇박자를 놓고, 덜미를 붙잡는 일이다.
정준양 신임 회장의 취임은 포스코의 내부 승진, 다시 말해 철강산업에 정통한 전문가의 CEO 선임이라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일이다. 그만큼 포스코의 지속 생존성장을 담보하는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것이 업계 종사자들의 다수 의견이다.
선임 과정이 어떻게 되었든 간에 포스코는 이제 새로운 지도체제를 갖추고 불황 극복과 미래 성장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그런 포스코 경영진을 선임 과정이 잘못됐다고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뿌리부터 뒤흔든다면 국민과 국가경제를 위해 도움이 될 일은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이다.
지난 주 민주당 의원의 관련 발언 이후 또 다시 포스코에 대해 권력암투, 알력, 정쟁이라는 단어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는 지난 회장 선임 과정에서 불거졌던 내부 혼란을 겨우 진정시키고 봉합하면서 위기극복에 나서기 시작했는데, 다시 혼란에 불을 붙이고 조직을 찢어발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래서야 기업의 경영이 제대로 되기 어렵다.
더불어 철강산업의 특성상 철강에 정통한 내부 승진의 전통,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포스코의 좋은 지도체제를 부정하는 일이 되기 쉽다. 부디 소모적 정치싸움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한 포스코가 휩쓸리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또다시 정치권에 의해 포스코가 뒤흔들린다면 이번 위기 극복 등 앞으로가 더 힘들어진다”고 심각한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더불어 이제 비로소 틀을 잡기 시작한 포스코의 내부 승계 전통이 흔들릴 수 있으며 오히려 이런 혼란을 이유로 포스코 고위 인사에 정치권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주는 것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진정으로 국가와 철강산업, 그리고 포스코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또한 비록 이념과 가치는 다르지만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정치라면 야당이건, 여당이건 포스코에서 관심과 손을 떼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