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 관리? 수요가 단속?”
2009-05-11 유재혁
“이제는 적극적인 고객사 관리를 통한 안정적인 성장·발전이 필요한 상황이지, 자사의 제품 판매가 위축될까 노심초사하며 국내 철강수요 업체를 대상으로 수입 단속을 하는 등의 일들은 시정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였다.
‘고객사’와 ‘수요가’ 가 비슷한 듯 다르게 느껴지는 두 단어의 차이에 대해 이 임원은 예를 하나 들어 설명했다. 함께 성장·발전하고자 한다면 ‘고객사’들과 수익을 어떻게 확보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갈 것인지 함께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겠지만 혼자 성장하고자 한다면 그저 ‘수요가’들에 자사 제품 구매를 강요하는 것으로 그치는 상황이 아니겠느냐는 설명이었다.
주요 고객사들이 필요한 제품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어떤 개선이 필요한지 늘 소통하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낼 수 있는 제품은 어떤 것이 있는지 연구하고 개발할 때 앞으로 무한 경쟁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가격 및 물량 경쟁력 면에서의 상대적 시장 우위를 바탕으로 혼자서 모든 시장을 독식할 수 있을 것처럼 고객사들을 고압적인 자세로 대한다면 단기적 성과는 거둘 수 있겠지만, 과연 장기적으로는 성장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
국내외 제품 판매 가격이 낮아지면서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의 손실액은 그 어느 때보다 크게 확대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요 업체들은 낮은 가격의 수입산 원자재 물량 확대를 통해 이 같은 손실 폭을 축소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이들의 의지대로 저가 원자재 사용을 확대시키지 못하는 시장 상황 때문에 답답하기만 하다는 의견이 많다.
최근에는 “업체별 수입량까지 확인하고 주요 해외 업체들에 수출 자제를 요청하면서까지 고가의 자사 제품 사용 확대를 요구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며 “높은 국내산 원자재 가격 및 사용 부담이 개선되지 못해 2분기에도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는 주장도 했다.
국내 철강시장도 Seller’s Market에서 Buyer’s Market으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고압적인 자세를 떨쳐 버리고 자사 제품을 구매해주는 고마운 ‘고객’이라는 점을 항상 상기해야 할 것이다.
‘수요가 단속’이 아닌 진정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한 긍정적 의미의 ‘고객사 관리’가 하루빨리 실현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