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산은 자금지원 어려워져
GM 파산보호신청…현대·기아차에 기회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GM)가 파산보호 신청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난 28일 GM대우와 산업은행간 자금지원 관련 협상에서 수출 대금 지급을 계속 미룰 경우 채권단 지원을 하지 않기로 했다.
당초 GM대우는 지난달 산업은행측에 GM대우의 핵심 역할과 장기 발전을 보장해 달라며 GM대우 지분 매각이나 기술 라이선스, 호주의 엔진공장 등을 넘기는 등의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GM은 오는 2012년까지 미국내 47개 공장 가운데 33개 공장만을 남기고 14개 공장을 매각 또는 청산의 방법으로 폐쇄하고 친환경 소형차로 승부를 걸기로 한 GM내에서 소형차 생산기지인 GM대우의 입지는 오히려 더 커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GM이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갈 경우 전세계 6,200여개에 달했던 딜러망도 2010년까지 3,600여개 수준으로 낮출 방침이어서 전체 생산량의 90%에 달하는 물량을 수출하던 GM대우 역시 수출 확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GM대우의 경우 GM이 세계에 판매하는 물량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GM의 파산보호 신청은 망해가는 회사라는 인식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외면도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일단 현재 GM대우의 생산 및 판매 수준을 유지하고 부품협력업체의 존속을 위해 지원책을 마련키로 했다.
이미 지역상생보증펀드를 통해 GM대우 등 부품 협력업체들에 2,400억원의 유동성 지원 방안을 마련해 놓고 있긴 하지만 GM대우의 1차 협력업체 수가 300여개에 달하고 2~3차까지 포함될 경우 수천여개에 달할 정도여서 지원방안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GM의 파산보호 신청이 현대·기아자동차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국투자증권의 서성문 애널리스트는 GM의 파산보호 신청이 미국 자동차 산업의 붕괴 또한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올해 4월까지 GM과 크라이슬러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29.9%로 지난해 동기 34.4%에 비해 크게 낮아졌으며 이런 추세는 더 빨라져 20%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현대와 기아자동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4월까지 7.4%로 지난해 동기 4.8%에 비해 크게 높아졌고 시장점유율 상승폭도 1위를 기록했다며 10%까지 시장점유율을 확대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평가했다.
유재혁기자/jhyou@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