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발력과 순간의 재치를 엿보며
2009-06-16 곽종헌
이날 기념식은 철강업계 원로를 비롯해 주요 철강업체 CEO, 철강업계 임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철의 날 의미를 되새기는 귀중한 자리가 됐다.
기념식에서 벌어진 작은 에피소드에 이날 사회를 맡은 포스코 사내방송인 PBN방송의 정명화 앵커의 대처하는 모습을 보며 배울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념식 순서에 따라 철의 날 기념 영상물을 시청하고 곧바로 정준양 한국철강협회장의 기념사를 할 차례가 돌아왔다. 정 회장은 단상에 올라가 기념사를 하기위해 원고를 찾았다. 탁자 위에 당연히 있어야 할 원고가 관계자의 실수로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
순간 진행자와 스태프 모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이날 사회를 맡은 정명화 앵커는 순간적인 순발력과 재치로 자칫 어색한 상황으로 흐를 것 같은 행사장 분위기를 돌려놓았다.
침착하게 앞서 진행된 철의 날 영상물 제작과 철의 날 의미 등으로 화재를 돌리며 얼마 동안의 시간을 벌었다. 원고를 준비할 동안 전혀 당황하지 않고 부드럽게 행사를 진행했다. 그래도 기념사 준비가 여의치 않자 “그러면 회장님의 기념사는 준비되는 대로 진행하기로 하고 순서를 바꿔서 한번 진행해 보겠다”며 기지를 발휘했다.
이에 정 회장이 멋쩍은 모습으로 단상에서 내려오려는 순간 수행비서가 원고를 가져와 무사히 기념사를 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보면 행사 진행이 어색한 면이 없지는 않았지만, 밋밋한진행보다는 오히려 연출한 것처럼 느껴져 행사장의 서먹서먹했던 분위기가 사라지고 참석자들의 부담을 들어주는 자연스런 자리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런저런 곳에서 다양한 행사를 취재하고 가까이에서 지켜본다.
취재현장을 뛰다 보면 순간포착, 순간순간 빠르게 판단해야 할 일들이 가끔 있다. 특히 사진촬영이 그렇고 인터뷰를 하다 보면 CEO들의 표정이 그렇다.
곤경에 처했을 때 특히 어려운 질문을 받았을 때 한 마디 한 마디 툭툭 던져내는 말투와 표정에서 많은 것을 읽어낸다.
특히 이번 철의 날 행사 취재는 작은 에피소드 속에서 또 다른 무엇을 읽어낼 수 있었던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