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시장 급변과 제조사의 대응

2009-06-22     정하영

요즘 모두 쉽지 않은 시기다. 세계적 경제 불황으로 인해 생산 활동은 움츠러들어 있고 그만큼 철강 수요도 예전만 못해 철강 제조업체나 유통업체 모두 판매물량 확보와 가동률 유지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2분기 들어서면서 경기침체는 저점에 도달했고 이제 회복과 상승할 일만 남았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경제전문가들은 2분기 회복이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걸쳐 극심했던 침체 기조에 대한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 느껴지는 움직임은 사뭇 종전과 달라지고 있는 느낌이다. 4월 반짝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제조업체들의 가동률은 5월을 지나 6월에도 계속 선전하고 있는 모양이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 회복을 우리나라가, 특히 제조업이 선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자동차와 가전 등 대형 제조업체 위주로 생산이 활기를 띠면서 관련 업종과 업체들은 비교적 불황의 어려움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건설부문이 여전히 정부의 재정투자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늪에서 벗어나지 못해 전반적인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관급, 토목 공사 위주로 수요는 점차 개선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더불어 철강시장에서의 변화도 앞으로의 성장과 발전을 기대하게 해주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며칠 전 포스코 마케팅 부문의 모 임원이 대구 지역 수요가들을 방문했다. 자주 있었던 일은 아닌 모양인데, 변화된 포스코 마케팅의 일단을 읽게 해주는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해석했다. 신임 포스코 회장 역시 수요가의 요구를 귀담아 듣겠다고 선언하고 취임 후 첫 발걸음을 수요가로 향한 바 있다. 포스코가 수요가 중심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을 극단적으로 읽을 수 있는 대목임에 분명하다.

현대제철도 역시 임원들이 적극적인 수요가 방문을 통해 거래선 확보에 나서고 있음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새로운 변화는 지금까지 공급자 시장이었던 철강 시장에서는 그야말로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세계 철강시장은 이제 중국과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 3개국이 주도하게 됐다. 물량 측면에서도 올해 들어서 거의 60% 선에 육박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솔직히 우리는 중국, 일본의 틈바구니에서 가장 규모도 적고 갖고 있는 실탄도 많지 않다. 그런 가운데 열연강판과 후판 등 주요 품목에서 시장경쟁은 더욱 촉진되고 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동부제철의 신규 진입또는 생산량 확대가 바로 그것들이다.

진정한 경쟁체제로의 진입이 코앞에 다가왔고 그것을 당사자들이 적극 인식하고 향후 활로를 찾아가고 있다고 해석해도 무방할 것 같다. 당사자들은 물론 여타 제조, 유통가공, 수요가들의 변화도 이제 생존을 위해 필수적이 되었음을 시사해주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정하영기자/hyjung@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