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연판재류 수출 300만톤을 넘다

2009-06-24     정하영

5월 철강재 무역은 3억7천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4월에 이어 5월에도 연이어 흑자를 기록함으로써 연간 누계로도 흑자로 돌아섰다.
물량 기준으로는 지난 2002년부터, 금액 기준으로는 2007년부터 적자로 돌아섰던 철강재 무역이 오랜만에 다시 흑자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지난 IMF 경제위기 때도 철강산업이 엄청난 무역흑자를 통해 달러를 확보함으로써 위기 극복의 선도에 섰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이번에도 세계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철강은 5월까지 무려 783만톤의 수출로 경제회복에 기여하고 있다. 세계 철강업계가 수요 급감에 따라 가동률을 줄이면서 1~5월 조강 생산량은 전년에 비해 무려 23% 정도 줄었지만 우리는 11% 정도만 생산량이 감소했다.

이렇게 감산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높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출량을 확보한 탓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의 하나인 냉연판재류의 수출은 전체 수출량의 42% 수준인 무려 330만톤 정도에 달하고 있다. 물론 냉연판재류는 공급능력이 국내 수요를 크게 초과해 기존에도 수출 비중이 높은 제품이었지만 전 세계가 경제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도 이렇게 많은 물량을 수출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경쟁력이 높다는 것을 반증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혹자는 수출 비중이 높다는 사실이 그만큼 설비가 과잉되어 있는 것이므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현재와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출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경쟁력이 아주 높음을 시사해주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세계 각 국은 불황 극복을 위해 금융 불안 해소와 함께 재정투자 확대, 보호무역 선회 등 생존전략 실행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 중 보호무역 회귀는 철강 산업에 직간접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장치산업이라는 철강 산업의 특성상 가동률 확보는 곧바로 철강사의 존폐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자국 철강사들의 가동률 확보를 위해 재정투자 확대 등으로 철강 수요 창출에 노력하는 한편 수입 철강재 유입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서도 5월까지 300만톤을 훨씬 넘는 물량을 수출해낸 냉연판재류 생산업체들의 분투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한편 이렇듯 높은 경쟁력을 보유한 냉연판재류 업계의 경쟁력을 지속 강화시켜 나갈 수 있는 전략과 실천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우리 냉연업계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독특한 탄생과정과 구조를 갖고 있다. 다시 말해 일관제철소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전문 업체들이 먼저 탄생했다. 이것이 아주 큰 약점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지만 이런 특징을 잘 살려나갈 수 있는 나름대로의 구조, 다시 말해 일관제철소와 조화로운 협력과 경쟁을 통해 업종 전체의 국제경쟁력을 강화시켜 나갈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냉연판재류의 경우 수입량은 거의 없었지만 지난해부터 그 비율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아직 물량 면에서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수입의 대부분은 중국산이다. 경쟁력을 잃게 된다면 중국산에 시장을 내줄 가능성도 적지 않다.냉연업계가 계속 분발해야 하는 이유임에 틀림없다.

정하영기자/hyjung@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