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벨스의 신화는 계속된다

2009-06-24     유재혁

요제프 괴벨스(Paul Joseph Goebbels, 1897.10.29~1945.5.1). 독일 나치스의 선전장관이자, 가장 열광적인 히틀러의 숭배자였던 그는 말 그대로 나치즘의 표상이었다.또한, 그가 눈에 띄는 또 다른 이유는 선전과 선동에는 그를 대신할만한 인물이 없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히틀러의 죽음을 따라 자살로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했지만, 독일인들은 항복선언을 하기 전날까지 독일의 승리를 믿고 있었다. 괴벨스의 대중 선동 기술은 말 그대로 예술의 경지였다고 한다. 이를 위해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독일국민에게 라디오를 나눠주고 그들 히틀러의 연설을 독일 전 국민이 들을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

“거짓말은 처음에는 부정하지만 그다음에는 의심하고, 되풀이하면 결국에는 믿게 된다”, “거짓과 진실의 적절한 배합은 100% 거짓보다 더 큰 효과를 낸다”는 말 등은 괴벨스의한 가장 유명한 이야기 중 하나다.

이 때문에 괴벨스 사후 러시아나 미국 등 서방 선진국들이 그의 선전이나 선동 전략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활용하는 모습들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괴벨스는 또 “언론은 정부가 연주하는 피아노가 되어야 한다”며 무자비한 언론 통제와 미디어 조작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정치선전에 만큼은 말 그대로 선구자였던 것이다.

 괴벨스의 정치 선전적인 업적이나 실증을 이야기하고자 함이 아니다. 바로 사실이 아닌 내용을 진실로 받아들이게 하는 기술이 현실 사회에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란 의심이 들어서다.

일례로 일본에서 3분기 열연강판의 우리나라로 수출 오퍼 가격을 톤당 500달러(FOB) 이상에 제시했다는 이야기와 對 아시아 열연강판 수출량 확대 등에 대한 이야기가 연일 거론되고 있다.
어떻게든 수입 가격을 낮춰야 이득인 국내 냉간압연 업체들에는 말 그대로 살 떨리는 이야기다. 하지만, 어느 국내업체도 구체적인 수출 오퍼 가격을 제시받지 못한 시점이었다.

이전에도 이 같은 사례는 있었다. 지난해 2~3분기 열연강판 국내외 가격이 급등할 때 일본 언론에서 톤당 1,000달러 이상 오를 것이란 이야기가 먼저 나왔다. 국내 업체들은 아직 구체적인 가격을 통보받기 이전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좀 더 지난 후였지만 결국 수입 가격은 톤당 1,050달러(FOB) 수준까지 올랐고 급격한 경기 침체로 줄어든 수요와 낮아진 가격, 넘치는 고가 원자재 재고 등으로 힘겨운 연말을 맞이한 경험이 있다.
지금도 세계시장에서 철강재 가격과 수요가 바닥을 찍고 회복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업체들이 실제 시장에 대한 느낌은 아직은 조심할 때라는 의견이 많아 보인다.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는 보다 냉철하고 분석적이며 합리적이고 신중한 판단도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유재혁기자/jhyou@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