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형강 유통, “매출 유지도 힘들다”
6월 시장, 형강 부진에 철근 판매도 ‘주춤’
7월에 접어들면서 봉형강 유통업계의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 침체에 따라 실수요가 부진해지면서 기본적인 판매량을 채우기에도 급급한 업체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 유통업체 간 판매경쟁이 심화되면서 유통가격도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반형강의 경우 이미 시중 가격이 철근 가격도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형강 가격은 철근에 비해 톤당 5만원 이상 높게 형성됐던 것이 일반적. 형강 유통업계에서는 일반형강이 철근보다도 싼 가격에 거래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같은 일반형강의 가격 폭락으로 유통업체들의 매출감소도 우려되고 있다.
형강 유통업계에서는 지금 상황에서는 일반형강은 오히려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일반형강 가격이 폭락하긴 했어도 유통가격이 제조업체들의 출하가격 아래로 내려간 것은 아니기 때문. 형강 유통업체들의 전체 매출에서 일반형강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또 다른 이유다.
형강 유통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H형강 가격 하락이다. H형강 시중 유통가격은 제조업체의 공장도가격은 물론이고 실제 출하가격마저 밑돌고 있다. 최근 유통시장에서 국산 H형강은 전월 대비 5만원 하락한 톤당 80만원 내외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대규모 수요처의 경우 톤당 70만원 중후반에도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할인이 적용된 제조업체들의 출하가격이 유통업체별로 달라 경우에 따라서는 적자 판매를 하는 유통업체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체 뿐 아니라 제조업체들도 판매 경쟁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다 수입 H형강 가격은 여전히 국산보다 톤당 10만원 가까이 저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H형강 가격은 7월에도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수익성 악화가 계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편 5월까지 견조한 모습을 보이던 철근 유통 시장도 주춤하는 기색이다. 6월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실수요 구매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가 감소하면서 철근 유통 가격도 국산 기준 톤당 60만원 후반까지 하락했다. 가격 하락 기대감에 따라 유통업체들이 재고소진에 나서면서 시중 재고도 크게 줄어든 상황. 때문 규격별 재고 확보 차원에서 7월부터 유통업체의 구매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수요 증가는 빨라도 9월 이후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여 본격적인 가격 반등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시장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대형 철근 유통업체 관계자는 “5월의 경우 4월보다 판매량이 10% 줄었는데 6월은 5월보다도 10~20%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적어도 7월까지 철근 가격이 바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판매 부진으로 매출 감소가 우려되면서 금융권의 여신 한도 유지에도 비상이 걸렸다. 매출 규모가 낮아지면 그만큼 자금 지원 규모가 줄어들기 때문. 금융권에서는 매출 규모보다 이익에 비중을 두는 쪽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으나 신용보증기금 등은 아직도 일정 수준의 매출 규모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출 감소가 곧 자금 경색으로 되돌아올 우려가 커진 만큼 7월 봉형강 유통시장은 판매량을 유지하기 위한 유통업체 간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심홍수기자/shs@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