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 열연시장 진입과 시사점

2009-07-06     정하영

동부제철이 7월 1일 열연강판 첫 출하 기념식을 가짐으로써 국내 철강시장에서 열연강판(HR) 공급사는 3개사로 늘어나게 됐다.
물론 포스코나 현대제철과 달리 동부제철의 열연공장은 전기로를 유일한 상공정으로 하게 된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차이를 갖고 있지만 연간 생산능력 300만톤의 열연공장 가동은 그 의미가 무척 큰일임에 분명하다.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은 어린 시절을 보낸 강원도 삼척에서 제철소(삼화제철소)를 보고 제철소를 하고 싶었으며 그러한 꿈은 1990년대 초 미국의 뉴코어(Nucor)를 보고 전기로 방식으로 꿈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여하튼 이제 국내 열연강판 시장은 포스코와 현대제철, 그리고 동부제철 3각 체제를 이루게 될 것이 분명하다.
국내 열연강판 시장은 포스코의 차공정 공급분과 수출을 빼면 연간 대략 1,600만톤 정도에 이른다. 이를 종전에는 포스코 600만톤(수출 제외), 현대제철 300만톤, 수입 700만톤 정도로 수급 균형을 맞춰왔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동부제철과 현대제철 증산 분 650만톤 정도는 모두 수입 대체로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일본의 JFE스틸이나 중국 철강사들이 결코 우리 시장을 간과할 것으로는 예상되지 않는다. JFE스틸의 경우 수출 비중이 높고 그 상당량을 우리나라가 차지해 왔다. 따라서 우리나라에 대한 열연강판 수출이 여의치 않을 경우 가동률 확보가 곤란할 지경이다. 또한 중국의 경우도 열연강판의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수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자체 및 계열사 사용량 등을 감안하면, 포스코 800만톤, 현대제철 600만톤, 동부제철 120만톤이 판매 대상량이요, 그만큼 치열한 경쟁이 국내외에서 벌어질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결국 경쟁력이 미래를 좌우할 것이 확실한데, 동부제철은 상대적으로 여러 가지 불리한 여건에 처해 있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미니밀 방식이 많은 개선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품종과 품질에서 고로 방식에 비해 제한적인데 반해, 국내 여건상 고급 철스크랩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자급이 어렵고 그만큼 가격이 높다.
동부는 낮은 투자비와 콘스틸 방식의 전기로 등 설비 자체의 경쟁력이 높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그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스스로의 위안에 불과하다. 고가의 원료를 사용해야 하고 품종에도 제한이 있음은 원가경쟁력과 판매경쟁력 면에서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자금난 등 악전고투 끝에 오늘에 이른 동부에게는 여전히 큰 과제가 가로놓여 있음이다.
결국 여하히 이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느냐 하는 것이 한광희 사장 이하 임직원들에게 주어진 절체절명(絶體絶命)의 과제요, 동부제철의 미래를 좌우할 사안임에 분명하다.

정하영기자/hyjung@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