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원자재 불안, 상생의 지혜로 풀어가길
2009-07-07 정호근
최근 알루미늄 업계는 3분기 알루미늄 원자재 협상을 진행했다. 또한, 아직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한 무역업체들은 해외 공급처들과 이견을 조율하고 있다.
매 분기를 앞두고 으레 치러지는 일이지만, 이번 3분기 협상은 근년 들어 가장 녹녹치 않은 대화가 오가는 분위기였다.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알루미늄 업계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비상했다. 지난 상반기 동안 뜻밖의 원자재난으로 큰 곤욕을 치른 데다, 풀리는 듯했던 공급상황이 최근 또다시 빠듯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협상을 마무리 지은 국내 대형 알루미늄 압연업체들은 서구산 알루미늄 장기계약을 톤당 약 75달러의 프리미엄에서 합의점을 찾았다. 하지만 대다수의 중소 알루미늄 수요업체들은 무역업체들의 협상진행과 향후 현물시장의 흐름을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다. 서구산 장기계약을 완료한 대형 압연업체들 역시 상당량의 비서구산 또는 현물 구매로 원자재를 충당해야 하기에 관심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주요 무역업체 관계자들은 "올 3분기 물량확보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며 프리미엄 역시 이미 톤당 140달러를 호가하는 현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적어도 3분기는 지나야 공급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의견에 입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무역업체들의 전망에 중소 수요업체들은 말만 들어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하다. 한편에서는 "무역업체들이 지나치게 공급불안감을 조성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엔 분명 달라져야 한다. 알루미늄 순수입국의 운명이라 하더라도, 매번 원자재난에 시달릴 순 없는 일이다. 그런 면에서 지난 상반기의 원자재 난이 큰 교훈이 됐을 법하다. 지난 상반기 원자재난이 더욱 힘들었던 것은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공급처와 수요처 각자의 이기심이었다.
더욱이 사상 최악의 경기불황을 이겨내야 하는 상황에서 당장 장사 속만 챙기는 일은 금물이다. '공급처든, 수요처든 모두가 함께 살아야 앞으로도 견실한 시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쯤은 모두가 공감할 상식이다.
불황 속에서도 힘겨운 회복세를 이어온 알루미늄 업계. 또 한 번의 원자재 불안감을 상생의 지혜로 슬기롭게 풀어내길 기대한다.
정호근기자/hogeun@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