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턴을 환영합니다

2009-07-14     서의규

철강산업은 내수가 튼튼해야 건강할 수 있다. 국내 철강업계가 수출을 발판으로 성장해왔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지만 몇 년간 가시화되고 있는 국내 수요산업의 축소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측면에서 해외진출기업들이 국내로 유턴하는 현상은 긍정적인 시그널로 볼 수 있다. 특히, 철강 수요산업의 유턴은 환영할만하다. 중국은 지난해 노동법을 대대적으로 개혁했고,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그만큼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

대한상의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중국에 진출한 기업의 30% 이상이 경영여건 악화로 철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 1분기에 중국 현지 도시 근로자의 평균 인건비가 작년보다 13.4% 상승한 점을 보면 더 많은 기업들이 복귀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지식경제부가 지난 5~6월 중국 진출기업을 대상으로 면담 및 간담회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적극적으로 검토 의사를 밝힌 기업은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분야에서는 거의 전무했고, 수요산업은 일부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고공세를 유지하고 있고 기술 인력이 필요해지면서 국내 유턴 공장은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는 국내 제조공장의 생산성 향상과 환율 상승으로 해외 생산 기지에서 만들던 물량을 국내 공장으로 가져오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생산 원가를 낮추기 위해 진출한 해외 생산공장 보다 국내 생산 원가가 더 싸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LG전자 창원공장이 대표적이다. 세탁기 에어컨 등 생활가전 제품을 생산하는 이 공장은 당초 중국 태국 생산기지에 할당했던 에어컨 50만 대를 이곳에서 생산하기로 결정,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창원 공장은 생산의 표준화, 모듈화, 네트워크화를 통해 생산모델, 물량을 단시간 내 변경할 수 있어 효율적인 생산량 조절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국내 자전거 산업도 생산시설의 대부분이 중국으로 이전돼 있어 국내 자전거의 99%가 수입이고 국내에는 전문 생산ㆍ조립시설이 전무한 상황이어서 국내 유턴 추진이 진행될 전망이다.

비디오폰과 CCTV 제조 업체로 유명한 코콤이 중국 둥관공장 생산 비중을 축소하는 대신에 그 물량을 국내 생산으로 대체한다고 밝혔다. 이달 초 면도기 업체인 조아스전자도 중국 쓰촨성 공장 물량을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냉난방기기를 생산하던 코퍼스트도 중국 광저우 공장을 폐쇄하고 경기도 이천으로 생산라인을 이전한 바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이런 현상에 주목하고 정부의 지원정책에 힘을 낼 수 있도록 철강협회의 역할을 강조해야 한다. 지식경제부 실태 조사보고서가 나오기만 기다리기보다 적극적으로 유턴기업을 찾아 나서고 정보를 수집하는 활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서의규기자/ugseo@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