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강판, 제 값 받아야 한다

2009-07-15     정하영

철강업계의 경영실적이 상당히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4월 이후 극도의 불황에서 차츰 경기가 회복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3분기 다시 악화될 것이란 전망과는 다르게 계속 분위기는 호전되고 있다.

특히 7월 들어서는 중국에서 시작한 가격 반등 움직임이 유럽은 물론 미국에 이르기까지 세계 전 지역에서 가격 상승 움직임이 완연해지는 모습이다. 실제로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CRU의 가격지수(Price Index)조차도 7월 들어 첫 주에 전주대비 6.5%의 높은 상승을 기록했는가 하면 둘째 주에도 2.8%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철강재 가격은 당연히 수급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세계 주요 철강사들은 이번 가격 하락기에 과거와는 사뭇 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한마디로 적극적인 공급량 조절로 가격의 하방경직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가격, 다시 말해 수익성 위주 마케팅 전략의 근간에는 양적 관리보다는 질적 관리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이를 실행에 옮겼기 때문이다.

국내 철강 시장의 경우에도 이러한 질적 경영, 마케팅 전략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철근의 경우에도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각 철근 제조업체들의 자발적 공급량 조절이 이루어졌다. 심지어는 창립 이후 한번도 감산을 실행하지 않았던 포스코마저도 올해 1분기에 약 25% 정도의 자발적 감산을 실행에 옮긴 바 있다.
이렇게 국내외를 막론하고 보다 개선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 일각에서는 여전히 양 위주의 판매가 계속되고 있음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대표적 제품이 바로 컬러강판이다. 최근 컬러강판의 제조원가는 레귤러폴리에스터 두께 0.4mm 제품을 기준으로 할 때, 대략 톤당 116만원 정도다. 소재인 두께 1.6~2.3mm 열연강판의 리스트 가격이 포스코 제품을 기준으로 68만원이고 두께 엑스트라 3~4만원을 합칠 경우 구매가격은 71만원 정도다. 여기에 냉간압연을 포함해 각종 제조, 관리비용이 톤당 45만원으로 컬러강판 판매원가는 톤당 116만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현재 판매가격은 110만원 내외로 파악되고 있다. 아무리 비용을 줄이고 노력한다 해도 톤당 4~5만원 정도의 마이너스는 극복하기 어렵다.

실제로 냉연판재류 제조업체들의 경우 대부분 올해 2분기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그 원인이 바로 컬러강판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이렇듯 심각한 문제를 인식한 일부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지만 이해가 상충되는 여타 업체들이 이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제값받기는 실현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세계 철강사들이 질적, 수익성 위주의 경영체제로 전환했음에도 국내 컬러강판 제조업체들의 이러한 구태는 재무적 안정성과 중장기 업계 발전을 위해 개선되어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정하영기자/hyjung@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