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4고로 화입과 철강산업의 경쟁력

2009-07-22     정하영

21일 포스코가 광양제철소에서 약 5개월 동안 대보수를 실시했던 광양 제4고로의 화입식을 갖고 가동을 시작했다.
포스코의 이번 5,000㎥가 넘는 초대형 고로 가동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선 포스코 측은 고로 가동 경험 36년이라는 상대적으로 짧은 조업경험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고로를 가동하게 되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또한 이보다 더 큰 고로가 세계적으로 4개가 존재하지만 연간 생산량 면에서는 세계 최고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 이유는 고로의 생산성을 나타내는 출선비(1일 고로 내용적 ㎥당 쇳물 생산량)가 여타 유수 철강사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용융환원제철공법인 FINEX 상용화에 성공한 것이 보여주듯 포스코는 세계 최고의 제선기술을 보유한 철강사로 인정받고 있다. 그 기술력이 바로 고(高) 출선비에서 다시금 입증되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직전 개수한 광양 3고로의 1일 평균 출선비를 2.6t/d.㎥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랑하고 있다. 여타 유수 해외 철강사의 그것은 통상 2.1~2.2 정도다. 그런데 이번에 가동하는 광양 4고로의 평균 1일 출선비는 2.65t/d.㎥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연간 쇳물 생산량을 추정해보면 532만톤에 달한다. 단순하게 국내 최초의 초대형 고로가 아니라, 세계 최고 생산성의 연간 최대 생산이 가능한 고로가 우리나라에서 가동에 들어간 것이다. 

철강업계에서는 포스코의 높은 경쟁력 원천이 바로 원료처리와 제선공정에 있다고 보고 있다. 포스코도 역시 품질이 낮은 저가 원료로 같은 품질의 쇳물을 생산하는 것이 원가절감의 핵심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세계 최고로 인정받는 포스코의 경쟁력은 바로 이러한 기술력에서부터 나오는 것임을 포스코 뿐만 아니라 우리 철강인들은 모두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한편 우리는 지금 또 다른 5천㎥가 넘는 고로 2기를 건설 중에 있다. 빠르면 내년 초에 5,250㎥ 고로 1기가 가동되고, 2011년초에 또 같은 규모의 1기가 가동될 예정이다.

포스코의 제선부문을 포함한 높은 경쟁력이 지금 처음 일관제철소를 건설하고 있는 현대제철에도 공유되어 우리 철강산업 전체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분명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일정 부문 경쟁이 불가피하지만, 중국과 일본과의 국가적 경쟁 역시 피해갈 수 없는 일임이 확실하다. 좀 더 긴밀한 대화와 협력을 통해 우리나라 전체 철강산업의 대중국, 대일본 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었으면 한다.

최근에 양 회사 CEO들이 공적인 자리에서 상호 협력에 대해 원론적으로 긍정적인 대화를 나누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것이 원론에 그치지 않고 진정으로 확산되어 나가기를 바란다.
그것이 한중일 철강산업의 엄청난 경쟁 속에 우리가 생존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정하영기자/hyjung@snmnews.com